뉴시스
지난달 국내 산업 생산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동시에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마저 6개월 만에 하락해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1.5%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6월(1.8%)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각각 1.5%, 1.3% 늘었다. 라면, 김치 등 가정용을 중심으로 식료품 생산이 7.1% 증가했다. 증가 폭은 1989년 8월(12.0%) 이후 약 33년 만에 가장 컸다.
국내 내수 지표들은 뒷걸음질쳤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가전제품 신규 교체 수요가 줄면서 내구재 판매가 7.0% 감소했다. 재택치료 증가 등으로 의복 수요가 감소해 준내구재 판매도 2.6% 줄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만에 마이너스(―)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라고 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락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 등으로 수출이 안 좋아지면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경제는 올 1분기(1~3월) 2년 만에 역성장했지만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한국보다는 질적으로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소비지출은 1분기 연율 2.7% 증가했다. PNC 거스 포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침체된 것은 아니다. 2분기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