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0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도를 넘어선 모욕적 발언을 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장과 의원이 상호 존중의 의미를 담아 하는 인사도 패싱하며 예의 수준을 드러낸 건 그렇다 쳐도,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에게 국민이 지켜보는 발언 중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모욕적 언사를 행한 배 의원은 국민 앞에 반드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박 의장의 의사일정 진행에 대해 거친 언사를 써가며 항의했다.
또 제396회 국회 회기를 30일 하루로 결정하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요청은 회기가 종료되는 당일 밤 12시를 기해 자동적으로 종료된다.
발언권을 부여받은 배 의원은 박 의장과 마주 서서 약 5초간 박 의장을 응시한 뒤 마이크 앞에 섰다. 국회의원들은 단상에서 발언하기 전과 후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들에게 각각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관례다.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부를 향한 경의 차원이다.
배 의원은 “오늘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의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 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서 저는 국민의 뜻을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함을 먼저 알려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현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로 가득 찼다.
이어 “오늘 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부의장(정진석)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당직자, 경호인들을 앞세워 무차별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이후 배 의원은 뒤를 돌아 박 의장을 마주보고 서서 “당신이 얘기하시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말씀해 보십시오”라고 외치며 삿대질을 했다. 이에 다시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배 의원은 “역대 최다급 해외 순방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 속에 의전차를 타고 2년간 (의장직을) 누리는 것이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인가”라며 “오늘 저희 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찬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면밀히 채증해서 응당한 처신을 하도록 하겠다. 박 의장은 사퇴하라”고 한 뒤 의장석과 객석에 인사를 하지 않은 채 걸어 내려갔다.
박 의장은 이에 “배 의원 수고하셨다”고만 언급하고 다음 발언자(박찬대 민주당 의원)를 호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