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은 왜 이렇게 느린데 안 지루하지? 왜 이렇게 비어 있는데 꽉 찬 느낌이지?’ 그동안 봤던 연극들과 차원이 다른 정서였어요.”(강성진)
“감동과 코미디가 잘 섞인 한국의 ‘야키니쿠 드래곤’ 같은 작품을 제작하고 싶었는데 ‘돌아온다’를 만난 겁니다. 주저 않고 판권을 구입했죠.”(김수로)
29년 지기인 두 사람은 같이 출연한 작품만 20여 편에 이른다. 영화, 드라마에서 얼굴을 알리고도 계속 연극 무대에 서는 두 사람은 “연기 배우러 이 나이에 아카데미에 갈 수 없지 않느냐”며 “오래오래 배우 하고 싶은 마음에 무대에 선다 ”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배경은 ‘돌아온다’라는 이름의 식당. ‘여기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온다’는 미신이 있는 곳이다. 무심한 듯 손님에게 막걸리를 건네는 남자(강성진 박정철)가 운영하는 식당엔 여러 손님이 찾아온다. 군대간 아들에게 매일 편지를 쓰는 선생(홍은희 이아현), 인근 절에 새로 온 주지 스님(최영준), 집 나간 아내를 기다리는 청년(김수로) 등….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각자의 사연을 풀어낸다.
“살면서 ‘그립다’란 표현은 잘 안 쓰잖아요. 근데 이 연극을 보고 막걸리를 마시는데 ‘그리운 사람이 누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순간 떠오른 분이 고3 때 돌아가신 아버지였어요. 아버지가 그립더군요. 아무래도 이 작품은 그리운 사람을 찾아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김수로)
“무대 위에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배우로 30년 세월을 살았지만 ‘컷 연기’를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선 좀처럼 그런 감정을 느끼기 힘들거든요. 이 작품은 무대에 설 때마다 카타르시스가 옵니다.”(강성진)
“김수로는 대중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매력적인 배우지만 제작자로서 자기의 길을 참 잘 찾았어요. ‘돌아온다’ 같은 작품을 알아보고 제작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김수로 같은 제작자가 발굴됐다는 건 정말 경사스러운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강성진)
5월 7일~6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4만~7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