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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日시장서 인포테인먼트로 승부”

입력 | 2022-05-02 03:00:00

철수 13년만에 이달부터 주문 접수… “아이오닉5, 디지털 편익 극대화”
내비 기능 강화해 日전역 커버, 외부 기기로 전력 출력 기능 갖춰
자연재해 많은 현지서 장점 꼽혀… 구매-등록-보험 등 온라인으로만
IT 익숙한 日 MZ세대 적극 공략



현대 아이오닉5. 아이오닉5는 센터페이샤와 운전대 앞의 대시보드가 일체형 디스플레이로 연결돼 내비게이션과 각종 차량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우리의 첨단 기술을 다 넣었다. 현대차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

이달 13년 만의 일본 시장 재도전을 앞둔 현대자동차의 한 고위임원이 한 말이다. 엔진, 주행 등 자동차 성능으로 승부하던 과거와 달리 소프트웨어 기술로 자동차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인포테인먼트(지식+오락) 서비스’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1일 현대차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친환경차인 아이오닉5를 일본 시장에 선보이면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인포테인먼트’를 공격 첨병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는 자동차의 이동성에 더해 ‘편리함’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다.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시장의 주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자율주행기술 발전으로 자동차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이런 변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

과거 일본 자동차 시장은 수입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이 5% 정도에 불과해 ‘수입차들의 무덤’이라 불렸다.

2009년 일본에서 철수한 현대차는 수년 전부터 일본 시장 재공략을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가상 시나리오별로 분석을 반복해 얻은 결론은 인포테인먼트 기능 강화였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에서도 젊은 고객층에게는 정보기술(IT)을 앞세운 완성차 업계 트렌드가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현대차는 IT 및 소프트웨어(SW) 인력을 꾸준히 채용해 인포테인먼트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일본차에 대해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내부 공간 및 센터페이샤(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보드) 디자인,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은 다른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포테인먼트와 디자인 등의 첨단·디지털화가 다소 뒤처진다는 것이다.

외부에는 고전압 V2L(Vehicle to Load) 포트가 있어 전자레인지 등 외부 전자기기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반면 아이오닉5의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췄다. 차량 디스플레이는 휴대전화 화면처럼 운전자의 성향과 생활 방식에 맞게 설정과 기능을 변경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일본 전역을 아우르는 내비게이션 기능 강화에 역점을 뒀다. V2L(전기차 배터리 전력의 외부 출력 기능)도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선 큰 장점으로 꼽힌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본을 따라한 차’ ‘후발 주자’라는 기존 현대차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일본 시장에 안착하는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임원은 “아이오닉5는 일본에서는 볼 수 없던 차량이다. 기존 현대차와는 전혀 다른 차라는 인상을 주면 유의미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고객 체험 강화를 위해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등 주요 도시에 ‘현대 고객경험센터’를 열었다.

일본의 MZ세대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테슬라 모델3가 지난해 5200대나 팔리면서 일본 젊은층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인포테인먼트와 첨단 기능을 강조하면 IT 경험이 많은 젊은층에게 현대차가 잘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도요타가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내놓기 전인 지금이 시장의 평가를 받아볼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구매 및 옵션 선택, 주문, 자동차 등록, 보험 등의 절차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다. 이달부터 주문을 받으면 7월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 텃밭 인니서 현대차 돌풍 ‘3월 공개’ 아이오닉5 1587대 계약

현대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가 이제 막 태동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일 현대차 인니판매법인에 따르면 3월 31일∼4월 27일 아이오닉5에 대한 공식계약이 1587대로 나타났다. 인니자동차공업협회(GAIKINDO) 집계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총 693대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과 코나 전기차를 합쳐 605대(87.3%)를 판매했다. 올해는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에 작년 인도네시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2배 이상을 계약한 것이다.

현대차는 3월 31일∼4월 10일 ‘2022 인도네시아 국제모터쇼(IIMS)’에서 아이오닉5를 처음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접수했다. 당시 판매가격이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전시 기간에만 약 800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브랜드 점유율이 95%에 달한다. 현대차는 대표적인 ‘일본차 텃밭’에서 2020년 초부터 전기차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지난달 16일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브카시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