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침탈땐 핵사용’ 연설 5일만에 “위협적 행동들, 선제적 제압-분쇄” 尹정부 대북정책 ‘핵군축’ 몰이 관측, 美선 “우크라 침공 푸틴 모방” 해석도 새정부 출범 전후 핵실험 징후 계속… 美 코브라볼 정찰기 동해상 전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가증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와 위협적 행동들에 대해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분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직접 ‘선제적’ 핵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 사용 범위를 크게 확장한 것으로 공격 용도로 활용 목적까지 시사한 것. 윤석열 정부 출범(10일)을 전후해 북한 7차 핵실험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핵위협 수위도 높아지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도 고조되고 있다.
○ 김정은, ‘선제적’ 콕 집어 핵 사용 가능성 시사
김 위원장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지휘한 수뇌부 격려 자리에서 선제적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가공할 공격력, 압도적인 군사력은 우리 국가·인민의 안녕과 후손만대의 장래를 담보하는 생명선”이라고도 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1일 “김정은 시대에 들어 조선(북한)은 국가핵무력을 완성했다”며 김 위원장의 주장을 거들었다.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국가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핵을) 사용하겠다”며 우회적으로 선제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선제적’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며 한미를 겨냥한 핵 위협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것.
정부 고위 당국자는 “선제적 핵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건 김 위원장이 오판으로 핵 버튼을 누를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도 “북한의 선제 핵 사용 위협은 한미 입장에선 최대의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으로 몰고 가기 위해 김 위원장이 집중적으로 핵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풍계리에선 핵실험 징후 지속 포착
북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핵실험 준비 징후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인 ‘분단을 넘어서’는 지난달 29일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3번 갱도 새 입구 외부에서 건물이 신축되고, 건설 자재 이동, 장비와 보급품 증가 등의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도 지난달 28일 북한이 3번 갱도 새 입구 바깥 지역에서 내부로 중장비를 반입하기 위해 입구 평탄화 작업을 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美 이지스 구축함, 부산 입항 1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지난달 29일 입항한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샘슨함(9300t급)이 정박해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