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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게 없다”며 불평하던 커플, 호프집 ‘먹튀’…경찰 한마디에 ‘뭉클’

입력 | 2022-05-02 09:36:00


가게 사장 A씨가 공개한 가게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가 최근 50대 커플 손님에게 ‘먹튀’를 당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술집을 운영하는 호프집 사장입니다. 아직도 먹튀하는 인간들이 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도봉구에서 작은 노가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장 A씨는 “지난 수요일 50대 남녀 커플이 가게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사장 A씨에 따르면 커플은 술을 주문한 뒤 ‘여기는 먹을 게 없다’라고 말을 하며 노가리를 시켰다.

사장은 “손님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져서 기분도 안 나쁘다”며 “그런데 음식을 서빙한 후 자리에 없던 중년 커플이 ‘화장실에 갔겠거니’라고 생각했는데 2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주변을 둘러보니 도망갔더라”라며 “그날 장사는 다섯 테이블을 받고 그렇게 끝이 났다”며 황당함을 표했다.

가게 사장 A씨가 공개한 가게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가게 사장이 가게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돌려보자, 커플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속삭이더니, 여성이 먼저 소지품과 옷가지 등을 챙기고 일어났다. 이후 남성이 재킷을 입고 본인 소지품을 확인하고선, 맥주를 따르는 알바 옆을 지나가면서 ‘화장실 비번이 뭐였더라’라고 흥얼거리며 지나갔다.

신고를 받고 충돌한 형사는 커플의 지문을 채취하기 위해 그들이 먹던 술병을 따로 빼달라고 요구했고 이후 현장감식반이 병을 가져갔다.

하지만 사장은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혈세 낭비하는 것 아닌가 싶어 형사님께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된다”고 하자, 형사는 “사람 많고 장사 잘되는 번화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본인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사장은 “거리두기로 대출받아 겨우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는 모습으로 반겨드리려 노력했는데 너무나 괘씸하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난다”며 “이번 일로 정말 떳떳하고 양심 있는 손님들이 화장실을 가면 힐끗힐끗 쳐다보는 저 자신이 어이없고 비참해진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