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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비번 뭐였지 하더니…호프집 중년 커플 ‘먹튀’ 경찰도 분노”

입력 | 2022-05-02 09:56:00


서울에 위치한 호프집 사장이 남녀 손님으로부터 이른바 ‘먹튀’를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술집 운영하는 호프집 사장이다. 아직도 먹튀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27일 오후 50대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자신의 가게를 찾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해당 커플은 A씨에게 ‘여기는 먹을 게 없다’ 등의 핀잔을 주며 술과 노가리를 시켰고, A씨는 “손님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져서 기분도 안 나쁘다”고 적었다.

A씨는 중년 커플이 자리에서 안 보이자 ‘화장실 갔겠거니’란 생각에 다른 손님들이 오면 ‘죄송하다’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50대 커플은 2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고, 주변을 둘러보고는 도망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날 장사는 다섯 테이블을 받고 그렇게 끝이 났다. 큰 손님도 다 놓쳤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어이가 없어서 CCTV를 돌려봤더니, 자리에서 일어나기 2분 전쯤 정수기에서 물을 떠 마시고 둘이서 얼굴 맞대고 속삭이더니 여자가 소지품과 옷가지 등을 챙기고 먼저 일어났다”며 “이후 남자가 재킷을 입고 테이블 위해 본인 소지품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 뒤 알바가 생맥주 따르고 있는데 옆을 지나가면서 ‘화장실 비번이 뭐였더라’ 흥얼거리며 지나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형사는 지문 채취를 위해 해당 손님들이 먹던 술병을 따로 빼놔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현장감식반은 술병을 가져갔다.

A씨는 “얼마 되지 않는 돈 때문에 혈세 낭비를 하는 것 같아 형사님에게 이렇게 까지 안 해도 된다고 했더니, 형사님이 ‘사람 많고 장사 잘되는 번화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거다. 소상공인 힘든데 이렇게 기름을 부으면 되겠느냐’며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로 대출 받아 겨우 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는 모습으로 반겨드리려 노력했는데 너무나 괘씸하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난다”며 “이번 일로 정말 떳떳하고 양심 있는 손님분들이 화장실을 가면 힐끗 힐끗 쳐다보는 제 자신이 어이없고 비참해진다”고 했다.

끝으로 “이런 인간들은 분명 벌 받아야 한다. 이 사람들이 사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돈 없으면 먹지 말아라” “주변 지인들이 보고 망신 좀 당했으면 좋겠다” “부끄러운 줄 모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