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2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게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 위원장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과 대권을 모두 노리는 안 위원장이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해 당내 위상을 제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안 위원장은 인수위에 집중할 때라며 출마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일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지난 1일 당선인 측 관계자와 만나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권유를 받았다. 경기도지사로 출마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러닝메이트로 나서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분당갑 지역을 사실상 대선 2차전 지역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을 지키면서 논란을 불식하고,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공고화와 논란 파헤치기를 위한 전략 요충지로 꼽았다.
한때 옆 동네 분당을에 거주 중인 이 상임고문이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같은 대선주자급인 안 위원장이 대항마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장동 논란을 비롯해 대선에서 10%포인트 이상 패배했던 이 상임고문이 분당갑 출마에 부담을 느끼고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에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안 위원장도 지난달 29일 분당갑 경선 출마 생각을 묻는 말에 “지금 출마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하며 불출마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안 위원장 측 관계자들은 즉각 안 위원장의 발언이 불출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안 위원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안랩이 판교에 있어 출마 명분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분당갑에서 지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웹젠 이사회 의장인 민주당 김병관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안 위원장이 우세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서 당선되면 원내에 입성해 당권과 대권을 원활하게 거머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을 시작으로 당내에 지지 세력을 만들면서 추후 당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일단 안 위원장이 분당갑 출마를 굳힌다면 앞서 전날 출마 선언을 한 박민식 전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어야 한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박 전 의원은 윤 당선인의 특보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경선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2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꽃가마는 안 태워드린다”라며 “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하면 경선 상황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안 위원장 측에서 전략공천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안착과 시정 운영의 안정성 도모, 6.1 지방선거 승리 견인 등을 위해 안 위원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하는 측면에서 그의 역할을 고심해보겠다”며 “(전략공천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선거구가 7곳으로 확정됐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선거구는 대구 수성구을, 인천 계양구을,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강원 원주시갑, 충남 보령시·서천군, 경남 창원시의창구, 제주 제주시을 등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