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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김원중의 성공적인 복귀와 떠오르는 최준용, 롯데의 행복한 ‘마무리’ 고민

입력 | 2022-05-02 13:50:00


김원중. 뉴시스

2012시즌 이후 10년 만에 2위로 4월을 보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에 1일 팬들의 행복 회로를 돌리게 할 장면이 나왔다. ‘원조 마무리’ 김원중(29)이 전력으로 가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1일 LG와의 경기에서 롯데가 4-0으로 앞서던 7회 등판한 김원중은 최고 시속 149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마운드가 ‘완전체’가 됐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롯데의 행복한 고민도 시작되고 있다. 김원중은 2020년(25세이브), 2021년(35세이브) 두 시즌 동안 60세이브를 기록한 명실상부한 마무리 투수다. 2015년 1군에 데뷔하고 이듬해부터 선발로 꾸준한 기회를 얻고도 꽃을 못 피웠지만 2019년 후반기부터 구원으로 보직을 바꾼 뒤 천직을 찾았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 롯데 마무리는 당연히 김원중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김원중이 두 차례 부상을 당했고, 팀은 선발 자원으로 고려했던 3년차 영건 최준용(21)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겼다.

최준용

당초에는 최준용의 역할은 ‘김원중이 복귀할 때까지’였는데 4월 한 달 동안 13경기에 나선 최준용은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으로 ‘특급’ 활약을 펼쳤다. 세이브는 SSG 김택형(26·10세이브)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첫 등판이던 지난달 3일 동점상황에서 나와 패전을 기록했을 뿐, 이후 세이브 상황에서 한 차례를 빼고 모두 팀 승리를 지켰다. 패스트볼 구사율이 73.6%에 이르지만 평균시속 146.8km로 빠르고 ‘볼 끝’까지 좋다는 최준용의 공을 타자들이 제대로 치지 못하고 있다.

김원중이 건재한 모습으로 복귀하며 롯데는 팀 승리에 마침표를 찍을 배포를 가진 투수 둘을 동시에 갖게 됐다. 선발과 마무리를 연결하는 ‘계투’는 우수한 자원이 많을수록 좋지만 세이브 상황이 늘 주어지는 게 아니기에 마무리는 대체로 한 명으로 고정된다. ‘야구란 무엇인가’의 저자 고 레너드 코페트는 “두 명의 구원 전문을 두는 것이 이상적”이라면서도 “좌완, 우완으로 나눠서”라는 전제를 뒀다. 김원중, 최준용은 둘 다 오른손 투수다.

롯데는 지금 당장 고민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튼 롯데 감독도 “김원중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때까지 당장은 마무리 역할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보직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계획보다 빨리 1군에 오른 김원중에게 시간이 필요하고 시즌 초반이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김원중이 본 궤도에 오르고도 최준용이 현재 같은 모습이라면 세이브 기회를 선수 컨디션에 따라 번갈아가며 맡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KBO리그 우승 팀을 기준으로 정규시즌에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 2명이 공존한 건 2019년의 두산과 2005년의 삼성 정도다. 강력한 마무리가 없던 두산은 이형범(오른손·19세이브), 함덕주(왼손·16세이브)를 상황에 따라 등판시켜 마침표를 찍게 했고, 삼성도 당시 새로 마무리를 맡은 권오준(사이드암·17세이브)과 신인이던 오승환(오른손·16세이브)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역할을 분담했다.

검증된 김원중과 떠오르는 최준용이 공존한 채 롯데가 지난달과 같은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야구팬들은 KBO리그에 없던 강력한 마무리 원투펀치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