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뉴시스
롯데의 행복한 고민도 시작되고 있다. 김원중은 2020년(25세이브), 2021년(35세이브) 두 시즌 동안 60세이브를 기록한 명실상부한 마무리 투수다. 2015년 1군에 데뷔하고 이듬해부터 선발로 꾸준한 기회를 얻고도 꽃을 못 피웠지만 2019년 후반기부터 구원으로 보직을 바꾼 뒤 천직을 찾았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 롯데 마무리는 당연히 김원중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김원중이 두 차례 부상을 당했고, 팀은 선발 자원으로 고려했던 3년차 영건 최준용(21)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겼다.
최준용
롯데는 지금 당장 고민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튼 롯데 감독도 “김원중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때까지 당장은 마무리 역할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보직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계획보다 빨리 1군에 오른 김원중에게 시간이 필요하고 시즌 초반이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김원중이 본 궤도에 오르고도 최준용이 현재 같은 모습이라면 세이브 기회를 선수 컨디션에 따라 번갈아가며 맡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KBO리그 우승 팀을 기준으로 정규시즌에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 2명이 공존한 건 2019년의 두산과 2005년의 삼성 정도다. 강력한 마무리가 없던 두산은 이형범(오른손·19세이브), 함덕주(왼손·16세이브)를 상황에 따라 등판시켜 마침표를 찍게 했고, 삼성도 당시 새로 마무리를 맡은 권오준(사이드암·17세이브)과 신인이던 오승환(오른손·16세이브)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역할을 분담했다.
검증된 김원중과 떠오르는 최준용이 공존한 채 롯데가 지난달과 같은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야구팬들은 KBO리그에 없던 강력한 마무리 원투펀치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