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토종 좌완 에이스 양현종(34)이 국내 복귀 첫 해 불운을 이어가고 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고 미국에서 1년을 뛴 양현종은 2022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KIA로 복귀했다. KIA는 돌아온 에이스에게 4년 최대 103억원을 안겼다.
시즌 초반 양현종은 건재함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다른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탈삼진 부문 6위(33개), 이닝당출루허용(WHIP·0.93) 4위다. 피안타율도 0.203으로 리그에서 4번째로 낮다.
하지만 6경기에서 양현종이 거둔 승리는 단 1승에 불과하다. 여기에 2패를 떠안았다.
4월 2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양현종은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야수들의 수비가 양현종을 돕지 못했다. 4점이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4월 8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도 KIA가 0-3으로 지면서 승패없이 물러났다.
4월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양현종은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쾌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불펜 투수진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져 승리를 날렸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은 양현종이 오랜만에 웃은 날이었다. 6⅔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한 양현종은 타선이 10점을 뽑아내며 풍족하게 지원해 준 덕분에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5번째 등판 만에 따낸 첫 승리였다.
하지만 5월의 첫날 양현종은 또 불운에 울었다.
지난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7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맞고도 실점을 ‘2’로 최소화하며 제 몫을 다했다.
양현종 이전에 타이거즈 소속으로 가장 많은 탈삼진을 잡은 선수는 이강철 KT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1751개의 삼진을 기록했고, 이중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잡은 삼진은 1702개였다.
8회초 양현종이 전상현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만 해도 KIA는 3-2로 앞서있었다.
하지만 KIA 불펜진은 양현종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9회초 등판한 정해영이 ⅔이닝 동안 5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4점을 헌납했다. KIA는 3-6으로 역전패했다.
KIA의 팀 타격은 나쁘지 않다. 팀 타율에서 0.260으로 2위고, 팀 타점 부문에서도 99개로 3위다. 심지어 팀 OPS(출루율+장타율)은 0.70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유독 양현종이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6경기에서 KIA 타선의 득점 지원은 1.83에 불과하다. 2점만 내줘도 승리가 어렵다는 의미다.
불안한 불펜도 양현종의 승리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KIA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59로 최하위다.
양현종의 다음 등판은 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스 면모를 이어가고 있는 양현종이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타선과 불펜의 도움이 절실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