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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된 ‘대도’ 조세형의 공범, 국민참여재판 신청

입력 | 2022-05-02 15:06:00

조세형 씨(84)가 2월 19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시스


한때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 씨(84)와 함께 붙잡힌 공범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2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조 씨와 함께 구속기소 된 A 씨(64)는 최근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조 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4일 공판 기일에서 A 씨가 희망한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A 씨는 교도소에서 알게 된 조 씨와 함께 지난 1월 말 용인시 처인구 소재 고급 전원주택에 몰래 들어가 27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이 임신 중이라는 것과 관련해 양형 조사를 위한 증인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조 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범행을 부인하다가 지난달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A 씨가 함께하자고 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훔친 돈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조 씨가 훔친 물건 중에는 전두환 정권 시절 어음 사기를 저지른 장영자 씨가 소유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는 등 범죄에서 손을 씻은 것처럼 보였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졌다.

그는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200만 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출소했으나 출소 후 한 달 만에 A 씨와 절도를 저질러 검거돼 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