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증인 불출석과 부실한 자료 제출로 공회전했다.
이날 청문회는 증인 없이 진행됐다. 여야 합의에 의해 증인으로 채택됐던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은 건강과 재판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자료 제출 부실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자료 제출 문제로 실랑이를 이어가다 1시간만에 회의를 정회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행정부를 감시하는 국회와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후보자의 자세가 우려스럽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후보자는 자녀가 사실혼이라는 이유로 재산 등 많은 부분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불충분한 자료를 제시했다”며 “무책임한 자세가 경악스럽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 역시 “자신 없으면 장관을 하지 말라”며 “일설에 의하면 ‘딸은 건드리지 마라’, ‘딸이 우는데 자료제출 요구를 그만 하라’고 했다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승수 의원은 “후보자가 제출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해 많은 노력을 했고, 어려운 부분도 일일이 찾아가서 설명했다고 들었다”며 “그럼에도 의원들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끼니 제출이 가능한 자료는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승수 의원은 “후보자가 제출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해서는 많은 노력을 했고, 어려운 부분도 일일이 찾아가서 설명했다고 들었다”며 “그럼에도 의원들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끼니 제출이 가능한 자료는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오후에 제출하겠다”고 답했고, 이후 회의가 재개됐지만 부실한 자료 문제는 오후 늦게까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5시께 발언을 통해 “대부분 ‘자료 없음’이라고 내놓고는 냈다고 한다”며 “기가 막히다. 일단 (후보자를) 퇴장시키고 회의 좀 하자”고 했다.
김승수 간사는 “후보자가 군더더기와 미사여구 없는 간결한 표현을 쓴다”며 “전후맥락 없는 간결한 답변으로 의원들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왜 해당 자료가 없는지, 기관이 제출하기 어려운 것인지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간략하게 단문형식으로 써서 답변자료 불친절하게 느껴진 것 같다”며 “앞으로 장문으로 쓰겠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이 요구한 14가지 자료 중 삼성언론재단 관련 자료는 재단이 해산돼 없고, 울산대 동영상 강의 사본은 저장돼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100% 충족은 못했지만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언론사 재직시절 작성한 칼럼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박 후보자가 동일본지진 직후 작성한 칼럼 ‘일본은 있다’를 언급하며 ”일본은 경이롭다고 표현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매몰찬 비판을 했다“며 ”칼럼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인데, 이 정도면 한국에 대한 시선이 ‘경멸’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박 후보자가 ‘황폐하, 황태자 부부는 아름다운 커플’이라는 칼럼에서 ‘포스코가 앞장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모금을 해야지, 왜 일본에 손을 벌리냐’는 김종필(JP) 전 총리의 관점에 동의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일본이 잘못했다고 해도 1965년에 청구권 자금을 받아서 포항제철을 짓고 여러 발전을 이뤘다“며 ”일본에서 돈을 받아 발전한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피해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자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사과받아야 하지만 보상문제에서는 일본에 의지하지 말고 우리가 우선 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전두환식 리더십의 바탕은 의리’, ‘수호지 양산박 느낌이 풍긴다’는 과거 칼럼 내용을 지적하며 ”학살이 의리이고 리더십이냐“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은유적 표현“이라며 ”양산박 느낌이 풍긴다는 것은 두목과 졸개 패거리, 무조건적인 충성을 조롱조의 비판으로 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반대로 해석해 전두환을 칭찬한다고 하니 승복할 수 없다“고 했다.
◆”조국 딸에 적용했던 잣대, 스스로 해보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딸이 결혼 비용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 두 딸이 삼성 장학생이었다는 의혹, 큰 딸이 주민등록 등과 관련해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있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내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후보자 자신의 학사과정 학적부도 안 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본인이 (중앙일보) 칼럼에서 쓴 기준으로 생각해보라“며 ”조국에 대해, 조국의 딸에 대해 얼마나 험담을 퍼부었나. 그것을 본인의 두 딸에 대해 적용하면 과연 이 자리 앉아있을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을 1대 1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박 후보자가 2014년 12월 중앙일보 부사장 대우로 승진할 당시 장충기 전 차장에게 ”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와인의 향기 자축 분위기 띄워주고, 박보균 올림“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을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중앙일보) 부사장 대우가 됐을 때 어느날 불쑥 와인을 받았다. 대중적 와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투적인 감사 표시“라며 ”제 방식의 언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후보자의 부인이 보유하고 있는 반트 피트니스 회원권의 매도인이 장충기 전 차장과 밀접한 삼성 건설부문 관계자“라며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는데 이 역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회원권은 누군가로부터 매물이 나와서 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녀 삼성 장학생 의혹에 대해서도 ”저희 딸들은 삼성 장학금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자신의 장녀가 삼성에 입사한 것과 관련해서도 ”해외에서 대학 다니며 정식으로 필기시험과 면접을 보고, 1년5개월 수원에서 일하고 다시 미국으로 갔다“며 ”직접 시험보고, 공채로 합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자신에 대해서는 ”1999년 즈음 삼성에서 20명의 기자들에게 저술 지원을 했고, 제가 그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