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8,19호골 ‘차붐’ 기록 넘어 레스터전 코너킥 케인 첫골 돕고, 후반 왼발 연속골로 3-1 이끌어 두 번째 골은 호이비에르도 경악… 양팀 최고 평점 9.8 독보적 활약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오른쪽)이 1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의 활약을 하고 후반 37분 교체돼 나오는 손흥민을 향해 손을 내밀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때 콘테 감독은 2골을 모두 왼발로 넣은 손흥민에게 “네가 잘 쓰는 발이 오른발이냐 왼발이냐”라고 물었다. 손흥민은 양발잡이다. 오른쪽 사진은 경기 후반 34분 손흥민이 왼발 감아차기로 두 번째 골을 넣자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동료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5번)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모습. 런던=AP 뉴시스·토트넘 홈페이지
손흥민(30·토트넘)이 유럽 축구리그 단일 시즌 한국인 최다 골 기록을 새로 썼다.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기록을 36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손흥민은 1일 레스터시티와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안방경기에서 2골 1도움의 활약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시즌 18, 19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1986시즌에 작성한 한 시즌 17골을 넘어 유럽 리그 단일 시즌 한국인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유럽 축구 1부 리그에 데뷔한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EPL에서 17골을 넣었지만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었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서 있던 후반 15분 상대 골 에어리어 앞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으로 앞선 후반 34분엔 상대 페널티 지역 오른쪽 앞에서 왼발로 강하게 감아 차 골문을 뚫었다. 이 골이 터지는 순간 현지 TV 중계진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다는 듯 “언빌리버블(unbelievable)”을 연발했다. 손흥민의 등 뒤에서 슛 장면을 지켜보던 팀 동료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27)도 골이 터지자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며 놀라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적장인 브랜던 로저스 레스터시티 감독(49)도 “월드클래스 골”이라고 했다. 이 경기 후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 9.8을 줬는데 8점 이상을 받은 선수가 아무도 없었을 만큼 손흥민의 경기력은 독보적이었다.
이날 승리로 승점 61(19승 4무 11패·5위)이 된 토트넘은 4위 아스널(승점 63)과의 4위 경쟁을 이어갔다. EPL에서는 4위까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두 팀은 맞대결 한 차례를 포함해 각각 4경기가 남아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