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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호영, 처조카 병원 취업때 평가위원 참여

입력 | 2022-05-03 03:00:00

[인사청문회]
鄭, 경북대병원 진료처장 재직때 계열 병원 간호사 서류-면접 참여
친인척 지원에도 회피신청 안해… 처조카 평균 이하 성적에도 합격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으로 재직할 때 처조카(부인 언니의 딸)가 계열 병원 간호사로 취업한 사실이 2일 확인됐다. 특히 정 후보자가 서류 및 평가위원으로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모부 찬스’로 특혜 채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받은 자료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후보자의 처조카 A 씨(32)는 2015년 칠곡경북대병원(제2경북대병원) 공채에 합격해 현재 간호사로 근무 중이다. 공채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이었고, 평가위원으로 1차 서류, 2차 면접 전형에 참여했다. 친인척이 지원했는데도 회피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경북대병원 내부에선 A 씨 채용 당시부터 ‘이모부 찬스’로 취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2012년 2월 대구의 한 전문대 간호학과를 평점 3.43점(4.5 만점)으로 졸업했으며 입사 지원서에 외국어 성적은 내지 않고 다른 병원 2곳에서 근무한 경력을 기재했다. A 씨의 졸업 석차는 중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3차 공채 합격자 174명 가운데 A 씨와 같은 대학 출신은 12명(A 씨 포함)이었는데 이들의 평균 대학 평점은 3.91점으로 A 씨보다 0.48점 높았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A 씨가 졸업한 전문대는 상위 10% 이상의 성적을 얻어야 칠곡경북대병원 같은 대학병원의 서류 전형을 통과할 수 있다”며 “중위권 석차 학생이 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도 “대학 졸업 성적은 성실성을 보는 중요한 합격 기준”이라며 “외국어 점수가 있으면 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아빠 찬스’에 이어 ‘이모부 찬스’까지 등장했다. 명백한 이해충돌 사례”라며 “정 후보자 본인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측은 “처조카 집안과 오랫동안 왕래가 없어 응시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최근에야 장인 상가에서 만나 칠곡경북대병원 근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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