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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대한민국 국격·인권 후퇴 참담…역사의 심판 뒤따를 것”

입력 | 2022-05-03 11:12:00

권순범 대구고검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대구·부산·광주 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8/뉴스1



권순범 대구고검장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모두 통과되자 “대한민국의 국격과 인권이 후퇴하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며 역사의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고검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려 “고위간부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부당한 입법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며 “그후로도 입법저지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왔지만 오늘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사직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는 남아서 할 일이 있고 누군가는 떠남으로써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이번에 검사장과 부장검사, 평검사, 수사관이 머리를 맞댔고 게시판에는 집단지성의 힘이 넘쳤다. 부디 이 에너지를 사장시키지 말고 계속 정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고검장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공직범죄와 선거범죄를 검찰에서 수사개시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검찰의 권한을 줄인다더니 뜬금없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박탈했다”고 작심비판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집중되는 거대 경찰을 통제할 고민도 없었고 수사권 조정 이후 심각해진 경찰수사 지체와 그로 인한 국민 고통 역시 안중에 없었다”고 일갈했다. 또한 “입법절차의 위헌성과 부당성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면서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검찰개혁은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범죄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고검장은 “마지막으로 쓴소리를 드린다”며 “독선과 불통으로 얼룩진 이번 입법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매사에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