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자궁경부암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에 문을 연 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두 번째는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4.8명으로 2009년 6.4명에서 10년간 1.6명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매년 약 6만 명 이상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고 2019년에는 898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
본보 기자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보는 대학병원 교수 또는 개원의로 진료 중인 부인암 명의 28여 명에게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이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가 누구냐고 직접 물었다. 5명 이상씩 추천을 받은 결과 총 135명의 명의가 이름을 올렸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상위 4명의 명의를 소개한다.
부인암 연구의 선구자들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교수는 3명이다.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9)와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62),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45)다. 최 교수는 실험실을 자주 찾는 의사로 유명하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병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역할까지 모두 성실하게 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병기 교수는 자궁경부암을 포함해 부인암 연구와 치료에 있어 선구자 중 하나로 꼽힌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280여 편의 부인암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자궁경부암 논문만 119편에 달한다. 김희승 교수는 난치성 자궁경부암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인암의 원인과 기전을 연구하고 기존의 치료법보다 더 좋은 방법을 실제 임상에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임명철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48)는 신경보존광범위 자궁절제수술로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골반의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재발률을 최소화하고 림프 부종 예방에 노력한다.
공동 3위는 박상윤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69),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41),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1),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53)다. 박 교수는 방사선 치료 후 국소 부위에 재발하는 자궁경부암 수술 치료의 대가다. 이정윤 교수는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3∼4기 진행성, 재발성 부인암 환자의 치료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교수를 찾은 환자 중 80% 이상은 다른 병원의 의료진으로부터 의뢰를 받거나 전원 온 경우다. 이정원 교수는 가임기 여성들의 임신능력보존을 위해 복강경 림프절 절제술과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대연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 소장으로 센터를 이끌고 있다. 부인암 환자들의 가임력 보존 치료에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인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그 다음 추천이 많았던 교수는 5명이다.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8),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47),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6), 이성종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0), 김태중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0)다. 허수영 교수는 대한암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산부인과내시경학회, 대한의학회 등 다수의 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박정열 교수는 환자의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는 복강경과 로봇 수술로 부인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영 교수는 2013년 종양의유전 정보를 이용해 자궁경부암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학계 주목을 받았다. 이성종 교수는 현재 부인암과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중 교수는 산부인과 싱글포트 수술 발전을 이끈 인물로 손꼽힌다. 2015년에는 김 교수의 싱글포트 로봇수술 연구결과가 미국 산부인과 복강경학회(AAGL) 공식저널에 비디오논문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자궁경부암 명의 프로필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9) 2002년 올해의 전공의상을 시작으로 대한산부인과학회 젊은 과학자상, 대만산부인과학회 젊은 의학자상을 받은 의사이자 병을 연구하는 학자다.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45) 부인암 클리닉을 통해 해외의 다기관 공동 임상시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62) 자궁경부암의 수술법의 변화를 이끌었다. 2009년 당시 표준 치료였던 수술 칼을 이용한 자궁경부암 수술을 전기와 냉응고법을 병합한 원추절제술로 발전시켜 98.8%의 완치율을 보고한 바 있다.
임명철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48) 골반의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재발률을 최소화하고 림프 부종 예방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자궁경부암 진료 권고안 제정에 기여한 바 있다.
박상윤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69) 골반곽청술과 측확장내골반절제술(LEER)을 국내에 도입해 최다 수술을 집도한 교수다. 부인암 진료 권고안 제정에 기여하고 201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41) 이 교수의 부인암 수술은 공격적이면서도 합병증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해외에서도 많은 의료진이 찾아와 이 교수에게 연수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1)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과장이자 부인암센터장. 부인암센터는 매년 250명 내외의 자궁경부암 신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53)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 소장으로 센터를 이끌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상피내종양 치료에서 임신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다.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8) 미국 국립 로즈웰 암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후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장을 맡고 있다.2020년 치료백신과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자궁경부암치료 다기관 임상시험의 연구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47) 젊은 부인암 환자들의 가임력을 보존하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부인암 환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의 5년 생존율이 95.2% 라는사실을 처음 규명하기도 했다.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6)
2013년 종양 유전 정보를 이용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재발성 자궁경부암 치료에 면역 치료제 효능을 연구 중이다. 또한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관련없는 자궁경부암의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성종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0) 독일 라이프치히 의대에서 종양수술 단기연수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에서 종양 면역치료 연수를 했다. 현재 부인암과 HPV 감염 질환의 진료와 연구를 수행 중이다.
김태중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0) 산부인과 싱글포트 수술의 발전을 이끈 인물. 아시아태평양 산부인과 내시경최소침습학회 수상 경력이 있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초청으로 ‘복강경 수술 쉽게 따라하기’를 주제로 강연 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