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 시간) 한국의 ‘쿼드(Quad)’ 가입 가능성에 대해 “쿼드는 쿼드로 남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협력체인 쿼드를 확장하는데 선을 그은 것이다. 또한 20일 시작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중 한국의 쿼드 가입이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쿼드 가입을 초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는 필수적이고 대단히 중요하다”면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맺는 데는 (다른) 여러 방법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22일 일본을 찾아 두 번째 쿼드 대면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윤 당선인이 쿼드 워킹그룹(실무협의체)에 참여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한국의 쿼드 협력 의지를 환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인도와 미국 등 나머지 참여국이 러시아 제재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일단 한국의 쿼드 가입 대신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각 협력을 강화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응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은 당연히 의제에 올라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의제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방이 다가오면 더 예고할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을 두고 ‘동아시아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방문 순서에 대해선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국은 한국, 일본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미국 대통령들은 첫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을 먼저 방문한 뒤 한국을 방문해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