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 세계 언론자유지수 평가에서 4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2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국제 언론감시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3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2022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71위), 호주(39위)처럼 이 지역에선 거대 기업 집단이 미디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지배력은 언론인과 편집국의 자기 검열을 부추긴다”고 경고했다.
반면 최하위 5위권에는 북한(180위), 에리트레아(179위), 이란(178위), 투르크메니스탄(177위), 미얀마(176위)가 자리했다. 이중 지난해 140위였던 미얀마는 2021년 일어난 군부 쿠데타에서 이어진 가혹한 언론인 탄압으로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세계언론자유지수는 2002년부터 RSF가 1년 단위로 발표한다.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미디어의 자유가 어떤 수준인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특히 올해 지수에는 RSF가 뉴스와 정보의 혼란으로 생겨난 파괴적 결과를 반영했다. 즉, 온라인 정보 공간이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적절한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가짜 뉴스와 선동이 확산돼 시민들이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된 상황을 평가했다.
그 결과 RSF는 “올해로 스무 번째인 이번 지수에선 정보의 혼란으로 인해 양극화의 두 가지 양상이 더욱 심화됐다”며 “국가 내에서 국민들을 더욱 분열시키는 미디어의 양극화와 국제적 차원에서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억압적 독재 정권 중국(175위)은 자국민을 세계와 단절시키기 위해 입법을 사용해 지난해 80위였던 홍콩이 올해 148위로 68계단이나 내려왔다.
민족주의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150위)와 파키스탄(157위)의 사례처럼, ‘블록’간 대립도 커지고 있다. 또한 중동에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이스라엘(86위), 팔레스타인(170위)과 아랍 국가간 갈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디어 양극화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미국(42위)을 비롯해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내부의 분열을 확대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새로운 오피니언 미디어는 사회·정치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프랑스(26위)가 대표 국가로 꼽혔다.
폴란드(66위)에서는 독립 미디어에 대한 탄압으로 미디어 및 여론의 양극화가 더 심화하고 있다. 폴란드 당국은 공영방송에 대한 통제 및 민간 소유 언론에 대한 ‘re-Polonising’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국내적으로 미디어의 ‘폭스 뉴스화’는 시민의 화합과 공공의 토론에 대한 관용의 기반을 약화해 민주주의 국가들에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정보와 민주주의 포럼이 제안한 ‘저널리즘 뉴딜’을 함양하고, 민주적인 온라인 정보 공간을 위해 적절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