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촨즈(柳傳志) 레노버 창업자의 웨이보 계정. 게시물이 표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빅테크 경영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빅테크 기업에 대한 통제와 규제 완화를 시사했지만, 중국 정부에 반기를 든 기업가의 SNS 계정이 대거 폐쇄되는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류칭(柳靑) 사장과 그의 아버지인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창업자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 게시물은 지난 주말부터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당국의 반대에도 미국 증시 상장을 강행하면서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조사 이유는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압박을 느낀 디디추싱은 지난 1월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 재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4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왕스충의 계정은 삭제됐다.
완다(萬達)그룹 회장의 아들인 왕스충(王思聰)의 SNS 계정도 돌연 삭제됐다. 4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왕 씨의 계정은 그가 중국이 보급에 나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효용성 의혹을 제기한 이후 폐쇄됐다. 왕 씨는 상하이의 강제 검사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美团)의 설립자 왕싱(王興) 대표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장이밍(张一鸣) 설립자도 지난해부터 웨이보 계정에 공개 게시물을 올리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가짜뉴스 등 온라인 콘텐츠를 단속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와 사용자 위치를 함께 표시하고 있다. SCMP는 이에 대해 “최근 상하이와 창춘 등에서 엄격한 봉쇄 조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나오자 통제가 강화된 것”이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