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계감이 확산되면서 국고채 10년물이 8년 만에 처음으로 3.4%를 넘어섰다. 5년물 이상 장기물은 전구간 전날 돌파한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장 마감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026%포인트 오른 3.406%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3.426%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3.38%)을 넘어선 것이다. 10년 물이 3.4%를 넘은 것은 2014년 5월 14일(3.442%)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053%포인트 상승한 3.139%로 마감했다. 장중 한 때 3.165%까지 올랐다. 5년물 국채 금리도 3.353%를 기록했다. 장증 3.380%까지 오르면서 3.4% 돌파를 시도했다. 전날 기록한 연고가(3.311%)를 넘어선 것으로 2013년 12월 12일(3.365%)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년물은 전장과 같은 3.354%에, 30년물은 전장대비 0.003%포인트 오른 3.283%에 마감했다. 전날 연고가(3.280%)를 뛰어 넘은 것으로 2014년 09월 17일(3.289%) 이후 가장 높다.
채권 금리 상승은 소비자물가가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오르면서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진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4.8% 올랐다. 전월 수준(4.1%)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4.8%)을 나타냈다”며 “앞으로도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4%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명분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4년 만에 장중 3%를 넘어서면서 국내 국채 금리도 영향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81% 오른 2.987%를 기록했다. 장중 한 때 3.002%까지 올라갔다.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것은 2018년 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43% 하락한 2.731%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투자자들은 오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미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월 950억 달러 규모의 양적긴축(QT)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97.1%라고 내다 보는 등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은 양적긴축 관련 세부내용과 중립금리(2.5% 추정)를 넘는 인상을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 중이다.
여기에 차기 정부가 취임 이후 35조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발표할 예정이라 향후 금리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년물이 3%대까지 올라오기는 했지만 지난달 국채 3년물이 오버슈팅한 영향도 있어 연고점 이상까지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장기물이 더 크고 미 국채금리도 10년물이 많이 오르면서 대외금리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추경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헷지 수요를 되돌리면서 오전 한때 장기물이 하락 국면을 보였는데 긍정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국채 10년물을 3400계약 매수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