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포테인먼트 SW 전략
추교웅 현대차그룹 부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현대차 연구실에 설치된 모형 콕핏에 앉아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가 몇 번째 차선에 있는지까지 파악해 ‘차선 바꾸세요’라고 알려주는 혁신적 내비게이션을 5년 내 상용화할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차량에 탑재되는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자 제어기 개발을 총괄하는 추교웅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부사장(48)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지난달 27일 만난 그는 “현대차의 글로벌 커넥티드 카(통신망에 연결된 차량)가 올해 누적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힘줘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내비게이션의 경쟁력 확보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추 부사장은 현대차 내비게이션이 다른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들에 비해서도 도착 예정 시간과 실제 도착 시간의 오차가 적다고 했다. 그는 “국내 커넥티드 카가 올해 누적 350만 대를 돌파해 받는 데이터가 많으니 예측도 정교해지고 있다”며 “고객들도 이제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믿을 만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자평했다.
현대차 내비게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차량 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에 통신 공백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점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의존하는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이 터널이나 지하차도에선 음영 구간이 발생하는 것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추 부사장은 “GPS는 오차가 10m 이상 날 수 있지만, 차량 센서를 활용하면 오차가 1m 이내”라고 말했다. 이어 “주행 중인 차선까지 분석해 안내하는 건 완성차 업체만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가격 문제만 해결되면 반드시 그 기능부터 넣겠다”고 했다.
추 부사장은 음성 인식 기술도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봤다. 자동차가 디지털 기기로 변모하면서 중장년층 이상 운전자들이 차량 조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창문 내려줘’ 같은 기본적인 제어는 물론이고 ‘지금 연료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어?’와 같은 질문에도 답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하고 있는 단계다. 추 부사장은 “음성 인식은 차량 인포테인먼트의 1차 종착점”이라며 “투자도 늘리고, 타사와도 협업해 음성 인식 수준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SW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현대차로선 가장 시급한 과제가 ‘개발자 모시기’다. 그는 “자동차에서 SW 비중은 50% 이상”이라며 “현대차는 더 이상 굴뚝 회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현대차도 IT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발인력 확보전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