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金 “가족 미래까지 매도당할 우려 가혹한 증언대에 제자 세울수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2일 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만 사퇴 의사를 밝히고 3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진 사퇴했다. 2일 밤 아들의 국회 인턴 경력 문제, 제자의 최종 논문 심사를 부적절한 술집에서 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자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한국사무소에 재직 중인 김 후보자의 아들은 2020년 이 회사 지원서에 첨부한 이력서에 2016년 국회 입법조사처 근무 경력을 기재하며 소속과 직책을 ‘사회문화조사실 환경노동팀 입법조사원’으로 기재했다. 서 의원은 “입법조사처 문의 결과 김 씨의 입법조사원 근무 기록은 없었으며 공식 체험생으로 활동한 것으로 돼 있다”며 경력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김 후보자 아들이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됐을 당시 한국 측 심사위원이자,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일 때 운영부회장이었다.
김 후보자의 첫 박사 제자인 이성만 씨(국민의힘 인천 연수구청장 예비후보)가 3월에 낸 회고록 내용도 논란이 됐다. 이 씨는 “나는 최종 논문 심사를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곳(술집)에서 했다. 김인철 지도교수가 승낙했다. 논문 심사가 통과로 발표되자 아가씨들과 마담도 기뻐하며 축하해줬다”고 썼다.
‘온가족 장학금’ 혜택에 이어 제자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후보자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나가는 길에 마지막 품격을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는 자진 사퇴뿐 아니라 각종 불법 의혹에 대한 수사에 협조하라”고 공세에 나섰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많은 의혹을 받아왔다. 김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에 이어 2014년과 2016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 김 후보자가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지내 자녀들이 ‘아빠 찬스’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밖에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과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겸직하던 시절 두 기관의 법인카드를 쪼개서 업무추진비를 결제하고, 성폭력 교수 옹호 탄원에 동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