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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 들어간 정호영, 민주당은 “사퇴가 답”…尹 결정에 달려

입력 | 2022-05-04 10:21:00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5.3/뉴스1


전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을 퇴장한 이후에도 재차 해명하면서 자신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자진사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청문회가 파행된 책임을 민주당에 물었지만, 적극적인 옹호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선거가 한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당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손에 달렸다는 평가다.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전날(3일) 오후 7시쯤 정 후보자 청문회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Δ자료 제출 거부·고의 지연 Δ여성 의원들에 대한 답변 태도 Δ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방아쇠를 당긴 것은 후보자 아들의 자기기술서 성적 변화였다.

고민정 의원은 “최대 40점의 차이가 난다”며 “2017년과 2018년의 자기기술서가 오탈자까지도 똑같다. 동일한 서류로 40점 이상 높은 점수가 있는 것은 주관적 개입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청문회장 퇴장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수사기관이 철저하게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며 “정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의 명예, 소속 기관들의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쿨하게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정회된 청문회는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자동 산회가 예정되는 상황이었다. 정 후보자는 자동 산회가 되는 자정까지 청문회장 자리를 지켰다.

정 후보자는 오후 11시가 가까운 시각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해 민주당 의원들이 문제 삼았던 ‘아들 자기기술서 점수 차이’에 대해 해명했다. 2017년에는 일반전형, 2018년에는 지역인재특별전형에 응시해 전형이 달랐고, 상대평가 방식인 탓에 모집단이 달라 점수 역시 달라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에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정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두둔하진 못했다.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아버지 학교 의대에 편입한 것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공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도 내부적으로는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새정부 출발의 공정과 상식을 정면으로 무너뜨리고 있고, 지방선거 여론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5~29일 전국 18세 이상 2516명을 상대로 조사해 2일 밝힌 결과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전망은 긍정 평가가 49.7%로 나왔다. 아직 대통령직에 취임하지 않은 미래 권력임에도 긍정 평가가 50%도 나오지 않은 것은 정 후보자 등 인사 문제도 일부 영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요원해 보이지만, 국무총리 후보자와 달리 장관 후보자는 대통령이 재송부 절차만 거치면 국회 동의 없이 임명 강행이 가능하다.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살핀 후 임명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전날(3일)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청문회 결과와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어떻게 할 지 검토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