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병사 월급 200만 원’을 당장 실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4일 이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많이 고민했는데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일부 점진적으로 증액시키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약을 발표할 때는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면서 “다른 방향으로 장병 사기를 높일 방안을 강구하겠다. 공약을 정책과제로 옮겨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을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해 단계적으로 봉급을 인상하면서 사회진출지원금을 통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국가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공약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수위는 “병사봉급+자산형성프로그램으로 2025년 병장 기준 월 200만 원을 실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산형성프로그램은 병사들이 일정 금액을 적금으로 부으면 국가에서 일정액을 보전해 적립금액을 불려주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병주 의원은 “병사들은 대개 좌절감을 느끼고 실망했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며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도 “노골적으로 불만은 (표현) 못해도 속으로 상실감을 느끼는 병사들이 꽤 있을 것”이라며 “장관님께서 현장 방문을 하거나 그럴 때 방안을 소상히 밝혀주시는 게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 철회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미사일 방어체계에 있어서 다층 요격 체계가 갖춰지도록 하는 것이고 사드는 그중의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 Ⅱ를 조기에 전력화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중장기적으로 국방태세 훼손이 되는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신 의원의 질의엔 “그런 상황이 있다면 직언해야 한다”며 “직을 걸고 직언하겠다”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