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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때려, 하하하” 중학생들, 40㎞ 원정가서 고교생 집단폭행

입력 | 2022-05-04 13:54: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경기 부천에서 중학생들이 고등학생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들은 40㎞ 떨어진 인천에 있는 중학교에서 이른바 ‘원정’ 폭행을 하러 온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KBS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후 8시 10분경 부천역 인근 번화가 건물 사이 화단에서 중학생 A 군 등 2명이 고등학생을 집단 폭행했다.

KBS가 공개한 영상에는 10대 7명이 상가 옆 인적이 드문 곳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A 군 등 2명은 쓰러져 있는 한 학생의 몸을 짓누르며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다른 학생들은 10분간 폭행이 이어지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며 “계속 때려”라고 부추기거나 “하하하”라고 웃었다.

지난달 21일 오후 8시 10분경 부천역 인근 번화가 건물 사이 화단에서 중학생 A 군 등이 고등학생을 폭행하고 있다. KBS 뉴스 화면 캡처

이 폭행 사건의 시작은 인천 영종도에서 A 군과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B 군이 A 군 무리에게 학교 폭력을 당하면서 비롯됐다.

B 군은 “A 군 등에게 욕설과 위협을 당해왔다. 지난해 말 다른 학교 폭력 사건에 탄원서를 써준 뒤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피해 사실도 여러 차례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자 답답한 마음에 아는 고등학생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 형이 A 군에게 폭행을 당하게 된 것.

반면 가해 학생 부모는 “아이는 누굴 만날 시간도 없다”고 주장하며 B 군의 말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중학교는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지난달 21일 뒤늦게 B 군의 7번째 신고를 학교폭력 사건으로 접수했다고 KBS는 전했다.

경찰은 4일 A 군 등 2명을 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해당 고교생과 관련한 폭행 피해를 조사하는 한편, B 군의 중학교로부터 학교폭력 대책심의위 개최 요청을 받아 대응에 나섰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