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퇴임을 일주일여 앞두고 그동안 각종 선전물에서 노골적으로 배제해 왔던 남북정상회담 사진을 대거 엮어 화보로 발행했다.
4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평양출판사가 총 83페이지 분량의 ‘북남관계의 대전환-2018’ 화보를 발간했다고 전했다.
이 화보집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남한 방문 △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장면들이 담겼다.
화보집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국내에서 ‘특수’를 누린 평양냉면 일화도 소개했다. 화보집에 평양냉면집 앞 대기 손님들 사진을 싣고 “남조선(남한) 사회는 온통 평양냉면 이야기로 들끓었다”고 했다.
화보는 서문에서 “2018년에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장을 펼치실 원수님의 대용단으로 민족 분열사상 일찍이 있어 본 적이 없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전례 없이 진행된 3차례의 북남(남북) 수뇌상봉(정상회담)은 북남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내외에 뚜렷이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은 집권 10년 기념 우표나 김 위원장의 외교활동을 정리한 화첩 등을 발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은 다루면서도 문 대통령의 사진은 싣지 않아 경색된 남북관계에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번 화보집은 북한으로서도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 가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의미 부여 작업이 필요했던 데다, 퇴임하는 문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작별선물’ 성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이번 화보집을 발간했단 점에서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고 북한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뒤늦게 서둘러 발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