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부터 49년간 유지됐던 여성의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사전 유출된 뒤 미국의 정치·사회 분열이 격화되고 있다. 미 대법원의 판단이 정치 논란의 한복판에 서면서 미 전역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 권리”라며 임신 6개월 이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로 VS 웨이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삼권분립 원칙이 엄격한 미국에서 행정부 수장이 사법부의 움직임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 정도로 낙태권이 보수와 진보 진영 간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
집권 민주당은 낙태권을 추가로 보장하는 입법에 나설 뜻을 밝혔다. 야당인 공화당은 “태아의 생명도 존중해야 한다”며 판결문 초안을 지지한다고 맞섰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