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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최선희·홍은미,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한국 대표팀 첫 금메달 안겨

입력 | 2022-05-05 13:56:00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홍은미, 최선희(왼쪽부터).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유도 대표팀이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최선희(28·평택시청)는 5일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레크레이우 다 주벤투지에서 열린 대회 유도 여자 70kg 결승에서 마르나 포호렐로바(43·우크라이나)를 절반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매트에 오른 홍은미(38·안산시장애인체육회)도 여자 78kg급 결승에서 안나 크라모로바(26·카자흐스탄)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최선희는 “실감이 안 난다”면서 “원래 색깔 상관없이 메달을 따자고만 생각했다. 후회없이 즐기면서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즐기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금메달이 따라왔다”며 활짝 웃었다.

최선희는 여름과 겨울 데플림픽을 모두 경험한 선수다. 컬링 선수로 2015 한티만시스크 겨울 대회에 도전한 뒤 2017년 삼순 여름 대회 때 카타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이번 카시아스두술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카타(形)는 한 팀에서 두 명이 나와 유도 기본 동작을 선보이는 종목이다.

최선희는 “2013년 소피아 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 무릎을 다쳐 출전하지 못했다. 2017년 삼순 대회 때 꿈에 그리던 첫 데플림픽에 나갔다. 카타와 단체전에서 메달을 땄지만 개인전 메달을 못딴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잘 키워주시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사진 작가로 봉사 활동 중인 최선희의 아버지 최효현 씨도 함께 했다.

생애 첫 데플림픽 금메달을 딴 최선희와 달리 홍은미는 이번이 네 번째 금메달이다.

2009년 타이베이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홍은미는 2013년 소피아 대회 때 2관왕에 이어 9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가져오며 2017년 삼순 대회서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씻어 냈다.

홍은미는 “기분 최고였다”면서 “금메달을 더 따고 싶었다. 유도에 대해서만큼은 욕심이 있는 편이다. 결코 유도를 끊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일곱 살 때 고열에 시달린 후 청각이 약해진 홍은미는 어머니 권유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유도복을 처음 입었다.

홍은미는 “너무 힘들지만 정말 재미있다. 태권도, 테니스, 육상 등 여러 종목을 해봤지만 내겐 유도가 제일 잘 맞더라”며 웃었다.

2017년까지 충북도청 실업팀에서 전문선수로 활약한 그는 2018년부터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낮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엔 운동을 하면서 데플림픽 금메달 꿈을 이뤘다.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유도 메달리스트 양정무, 이진희, 최선희, 홍은미, 김민석(왼쪽부터).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한국 유도 대표팀은 이날까지 금 2개, 은 4개, 동 2개를 기록하면서 삼순 대회(금2, 은3, 동2) 메달 숫자를 넘어섰다. 아직 단체전이 남아 있는 만큼 메달 숫자는 더욱 늘어날 확률이 높다.

원재연 유도 대표팀 감독은 “최선희는 동메달만 따도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가장 많은 땀과 눈물을 쏟은 선수다. 기량의 200%를 발휘했다.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홍은미는 일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이어 데플림픽 금메달까지 땄다. 멘탈과 자기관리가 놀라운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번 대회에 카타 종목이 없어지는 등 종목 숫자가 줄었는데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면서 “3년 후 도쿄 대회도 ‘유도 강국 코리아’는 분명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까지 금 2개, 은 5개, 동 2개를 따내 메달 순위에서 6위까지 뛰어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종합 3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카시아스두술(브라질)=데플림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