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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년 만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수차례 추가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5%에 육박한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서라도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5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회의 결과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대해선 “다소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연속적인 0.5%포인트 인상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준의 인상으로 한국(1.5%)과 미국(0.75~1.0%)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75%포인트로 줄었다. 미국이 두 차례 빅스텝에 나서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될 수 있다. 양국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될 경우 외국인 자본 유출이 거세지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취임 전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올리면 한국 시장의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을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1분기(1~3월) 성장률이 0.7%로 주저앉은 만큼 가파른 금리 인상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유동성을 흡수하는 속도에 따라 한은이 금리를 2%까지 올린 뒤 이후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5월 금리를 올리면 2007년 7, 8월 이후 15년 만에 두 달 연속 인상이 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