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장 10곳에 ‘AI 검사 플랫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생산라인서 AI가 사람대신 ‘긁힘 자국’ 등 확인 건조기 등 소음 진동검사에도 투입 ‘가성 불량’ 줄여 제품폐기 95% 감소… “전세계 모든 공장으로 적용 확대”
세계경제포럼이 ‘등대공장’으로 선정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의 전경. LG전자는 이곳에 인공지능(AI)이 품질검사를 하는 ‘AI 검사 플랫폼’을 도입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가전제품 생산라인의 품질검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AI 검사 플랫폼’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탁기, 냉장고 등 제품의 겉면에 흠집이 생겼거나 제품 작동 시 소음 진동이 발생하는지를 AI가 검사하도록 한 것이다.
5일 LG전자는 최근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와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10여 개 공장, 60여 개 공정에 AI 검사 플랫폼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LG스마트파크는 국내 가전업계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AI 검사 플랫폼의 도입으로 작업 시간이 대폭 단축됐고 품질검사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코딩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AI 검사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경험(UX)을 만들어 기존 품질검사 인력들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플랫폼에 사용된 알고리즘을 각 사업본부 생산기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생산기술원에서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추가 설치나 운영 등에 들어가는 특허 관련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다른 글로벌 사업장에 적용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가장 크게 개선된 점은 불량이 아닌 제품도 불량으로 판단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가성불량률’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불량 판단 기준을 높여야 하는데, 인간 작업자의 판단 과정에서는 기준이 까다로워질수록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폐기할 수준의 긁힘이 없는 제품도 불량으로 판단해 폐기하는 경우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AI 검사 플랫폼을 도입한 뒤 이처럼 불량이 아닌데 불량으로 판단해 폐기됐던 제품을 95%나 줄였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AI 검사 플랫폼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LG스마트파크 수준의 자동화 공장을 전 세계 모든 생산 공장에 적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전자 생산기술원 소속으로 AI, 빅데이터 등을 연구할 AI 플랫폼 전문가 모집에 나섰다. 제조 AI 플랫폼 구축 및 대용량 AI 플랫폼 개발 경험이 있는 경력사원을 연말까지 채용한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