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대에 의해 민간인 대량 학살이 자행된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한 러시아 군인이 민간 주택 내부 한 벽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아이디를 큼지막하게 남겼다가 신원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자행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인 부차의 한 민가에서 러시아 군인이 작성한 스프레이 낙서 ‘Wolf_68’을 로이터 통신 기자들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3주간 부차에 머물며 취재하던 기자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점령했던 한 민가에서 침실 벽면을 꽉 채울 만큼 커다랗게 적힌 낙서를 발견했으며, 이것이 인스타그램 아이디 일부라는 점도 알아냈다.
이에 기자들은 크류치코프 지인 2명을 통해 그가 우크라이나에 파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피플지는 보도했다. 이때 크류치코프의 친구인 비탈리 스케르바코브는 기자들에게 “누구든지 ‘우크라이나 엿이나 먹어라’라고 낙서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조롱했다고 한다.
크류치코프 소셜미디어(SNS)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동영상에는 지난달 19일 한 술집에서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군복을 입고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한 병사의 모자에는 러시아 국기도 새겨져 있다.
앞서 4월 초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철수한 후 민간인 시신이 400구 이상이 발견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에 의해 민간인이 대량 학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조작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부차에서의 민간인 처형 사례가 명백하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가디언도 러시아군의 대량 학살에 대해 많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보도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