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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우크라 민간인 침실에 대문짝만한 ‘인스타 ID’ 적었다 신원 공개

입력 | 2022-05-06 16:57:00


러시아 군대에 의해 민간인 대량 학살이 자행된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한 러시아 군인이 민간 주택 내부 한 벽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아이디를 큼지막하게 남겼다가 신원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자행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인 부차의 한 민가에서 러시아 군인이 작성한 스프레이 낙서 ‘Wolf_68’을 로이터 통신 기자들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3주간 부차에 머물며 취재하던 기자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점령했던 한 민가에서 침실 벽면을 꽉 채울 만큼 커다랗게 적힌 낙서를 발견했으며, 이것이 인스타그램 아이디 일부라는 점도 알아냈다.

해당 낙서를 한 러시아 군인은 제76근위항공돌격단 소속 제234항공돌격연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키릴 크류치코프로, 그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tambov_wolf_68_rus’였다.

이에 기자들은 크류치코프 지인 2명을 통해 그가 우크라이나에 파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피플지는 보도했다. 이때 크류치코프의 친구인 비탈리 스케르바코브는 기자들에게 “누구든지 ‘우크라이나 엿이나 먹어라’라고 낙서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조롱했다고 한다.

크류치코프 소셜미디어(SNS)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동영상에는 지난달 19일 한 술집에서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군복을 입고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한 병사의 모자에는 러시아 국기도 새겨져 있다.

앞서 4월 초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철수한 후 민간인 시신이 400구 이상이 발견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에 의해 민간인이 대량 학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조작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러시아 군인들이 철수하기 전 이미 우크라이나 거리에는 시신들이 즐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부차에서의 민간인 처형 사례가 명백하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가디언도 러시아군의 대량 학살에 대해 많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보도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