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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체인지업 장착… ‘괴물’로 돌아온 김광현

입력 | 2022-05-07 03:00:00

속구-슬라이더 ‘투 피치’였으나… 미국서 ‘제3의 구종’ 갈고닦아
중지-검지에 끼우는 특이한 그립… 구속 빠르고 낙폭 큰 ‘언터처블’



SSG 김광현은 스플리터처럼 검지와 중지 사이를 벌려 공을 잡고 던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0점대 평균자책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SG 제공


6일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건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35·SSG·사진)이다. 평균자책점 0.56으로 NC 루친스키(0.92)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5경기에 등판해 4승도 수확했다.

원래 김광현은 속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파워 피칭을 구사했다. 미국 무대 진출 전인 2019년부터 제3의 구종 연구에 집중하던 김광현은 결국 속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세 번째 무기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미국을 거치며 진일보했다.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트랙맨베이스볼’에 따르면 김광현 체인지업의 분당 평균 회전수(RPM)는 2019년 1596회에서 올해 1661회로 늘었다.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2019년 시속 128.1km에서 131.1km로 늘어난 것도 유의미하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의 스피드 차이가 너무 클 경우에는 오히려 타자가 속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표 체인지업’은 그립도 남다르다. 다섯 손가락으로 공을 감싸 쥐는 일반 체인지업 그립과 달리 김광현은 스플리터처럼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 사이에 공을 끼운 채 체인지업을 던진다. 이에 대해 김정준 SSG 데이터센터장은 “공을 쥐는 법은 달라도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궤적은 일반 체인지업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김광현도 “타자도, 포수도 체인지업으로 생각한다. 체인지업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체인지업 완성도가 올라가면서 상대 타자들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키움 이정후(24)는 “김광현 선배님 공이 너무 좋아서 다른 왼손 투수를 상대하기 전 예방주사를 맞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박병호 연타석포… 9호 단독 선두로

한편 박병호(36·KT)는 이날 잠실 방문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팀이 두산을 6-0으로 꺾는 데 앞장섰다. 1-0으로 앞선 6회초에 2점 홈런(시즌 8호)을 치면서 롯데 한동희(23·홈런 7개)를 제치고 홈런 레이스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박병호는 8회초에 곧바로 1점 홈런을 추가했다.



이날 한동희는 2019년 5월 25일 이후 1077일 만에 처음으로 만원 관중(2만2990명)이 들어찬 사직구장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홈런 추가에는 실패했다. 롯데는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삼성 선발 원태인(22)에게 막히며 0-5로 패했다.

키움은 안방에서 선두 SSG를 9-2로 꺾고 4위에서 3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고, KIA는 대전에서 한화를 13-2로 물리치고 3연승을 이어갔다. 창원 방문경기에 나선 LG는 2회초에 역대 타이 기록인 4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NC를 15-8로 이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