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心 김동연 vs 尹心 김은혜… 대선 잠룡 부상 vs 첫 여성 광역단체장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뉴시스]
대권 잠룡으로 재부상인가, 첫 여성 민선 도지사 탄생인가.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김동연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의 대결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최대 승부처다.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인구 1356만여 명(지난해 12월 기준)의 국내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 민심을 누가 얻는지가 이번 선거 승패는 물론,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동연 후보는 지난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단일화를 택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하면 문재인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이력에 더해 민주당의 대권 잠룡으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21대 국회의원(경기 성남시 분당갑, 지방선거 출마로 4월 28일 사퇴)을 지낸 김은혜 후보는 ‘윤심(尹心)’으로 통한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공보단장을, 당선 후엔 윤 당선인 대변인을 지냈다. 김은혜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되면 국내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두 후보가 약 9%p 차이를 보인 여론조사 결과는 현 단계에선 예외적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며 “지방선거에서 여야 유불리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두 후보가 당분간 오차범위 내 지지율 접전을 벌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벌어진 지지율 격차가 우연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정치학 박사)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경기도 민심이 최근 정국에 탄력적으로 반응해 민주당 지지층 결집 효과를 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은 민주당에, 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의혹은 국민의힘에 불리한 모양새라 정계 이슈가 두 후보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느 한쪽 우세를 점치기엔 두 후보 모두 제각기 경기도 민심에 소구력이 있다. 지방선거 시점이 새 정부 출범 후 여당에 대한 민심의 ‘허니문’ 기간이라는 점에선 김은혜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의 ‘입’으로서 존재감을 보인 김은혜 후보는 분당신도시를 지역구로 해 의정 활동을 해온 장점도 있다. 반면 김동연 후보에겐 이재명 전 지사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 닦아놓은 지역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제 전문가’ 이미지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석열·이재명 대리전 양상도
지방선거를 앞둔 경기도 정가의 핵심 이슈는 ‘부동산’과 ‘인프라’로 요약된다. 앞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경기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3.5%가 ‘광역교통망 확충’이라고 답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및 추가 신설’(17%), ‘제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13.5%), ‘수도권 접경지역 규제 완화’(12.5%), ‘4차 산업기술 연구단지 조성’(9.1%)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4월 27일 경기 지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주택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은 응답자 비율이 26.4%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일자리 창출(24.9%), 교통 문제 해결(18%), 복지 강화(16.8%) 등이 이었다. 민심을 의식한 걸까. 윤 당선인은 5월 2일 김은혜 후보와 함께 경기 고양·수원·안양·용인시를 잇달아 찾아 GTX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실태를 파악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4일 ‘1기 신도시 주거환경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안전진단 규제 완화’ ‘용적률 최대 500% 상향’ 등 관련 정책을 제시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38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