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큰 별 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져있다.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고인이 평소 아버지처럼 따랐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9시 반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위원장은 “(고인은)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로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그 뒤에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영화계와 한국 영화산업에도 크게 기여한 사람”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배우 강수연을 월드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도 아내 채령씨와 함께 한걸음에 달려왔다. 전날도 빈소를 찾았던 임 감독은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부인의 부축을 받으며 내내 굳은 표정을 지었다.
빈소를 찾은 봉준호 감독은 “몇 달 전에도 만나 뵀는데 실감이 안난다”며 “종종 뵙고 이야기도 길게 나누곤 했다. 그래서인지 빈소의 영정사진도 영화촬영 소품같이 느껴질 정도로 실감이 안난다”며 애통해 했다.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은 배우 박정자는 “과거 영화 ‘웨스턴 애비뉴’란 작품을 같이 출연하며 본 강수연은 아주 똑부러지는 배우였다”며 “지나치게 똑소리나고 잘나서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떠나는 그를) 많이 응원하고 또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황 장관은 “강수연 씨의 존재감이 너무 컸기에 (사망 소식이)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영화사에 크게 역할을 하실 분인데 너무 일찍 가셔서 안타깝다. 정부는 올 겨울에 훈장을 추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고인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전날 빈소를 찾은데 이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애도했다. 영화 ‘경마장 가는 길’에서 상대 배우로 출연한 배우 문성근은 “강수연 배우, 대단한 배우, 씩씩하게 일어나기를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 아픕니다.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배우 김규리는 2015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고인을 만난 일화를 전하며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습니다.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부겸 국무총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엄앵란 안성기, 박기용 영화진흥윈원장 등은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