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2.4.28/뉴스1 © News1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도권의 매매 매물은 늘어나는 반면, 전세 매물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매수를 계획 중인 이들은 새 정부의 구체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기다리며 결정 시기를 늦추고 있고, 전세 수요자들은 임대차법 시행 2년 전 서둘러 계약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방침을 밝힌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전국 17개 시·도에서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3개 지역이 모두 수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기준 인천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2만4573건으로 한 달 전(2만2771건) 대비 7.9% 늘면서 가장 높은 매물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경기(10만2504건→10만9728건)와 서울(5만2758건→5만6462건)의 매물은 모두 7.0%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수위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이 발표된 이후 일부 다주택자가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구체적으로 시행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라며 “지금과 같은 ‘눈치보기’ 분위기는 한 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매매와 달리 전세 시장의 매물은 감소하는 추세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8일 기준 2만5980건으로 한 달 전(2만6391건)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 역시 1만6487건에서 1만5454건으로 6.3% 줄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새 정부가 임대차3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만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내놓는 것을 늦출 수 있다”며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2년째인 올해 하반기부터는 갱신권이 소진된 매물이 신규 계약 형태로 등장하면서 임대차 시장의 가격 혼란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