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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감독의 물 3리터, 줄넘기 30분[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입력 | 2022-05-09 03:00:00


프로농구 최다승 사령탑인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9)은 요로결석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3L가량 물을 마시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24시즌 연속 지휘봉을 잡고 있는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9)은 정규시즌 최다승(724승), 플레이오프 최다 우승(6회)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만수(萬手)’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지략이 많은 유 감독은 지방 방문경기를 가는 도시마다 24시간 운영하는 비뇨의학과 위치를 꼼꼼히 파악한다. 해외 출장을 앞두고도 미리 몸 상태를 체크한다. 요로결석 때문이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잠에서 깼어요. 기다시피 해서 구급차 타고 응급실에서 진통주사 맞고 겨우 정신 차렸네요.”

20년 가까이 지난 그날 밤을 떠올리는 유 감독의 표정은 마치 엊그제 일을 말하는 듯 일그러졌다. 출산의 고통에 비유되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로결석으로 처음 고생한 순간을 떠올릴 때였다.

요로결석은 칼슘 수산염 인산염 등 무기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서 요로에 쌓여 돌처럼 변한 것이다. 수분 섭취가 줄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소변이 농축돼 결석이 쉽게 생긴다. 국내에서 요로결석은 평생 유병률이 11.5%에 이르는 비교적 흔한 병으로 알려졌다. 요로결석 진료인원은 2016년 27만8000명에서 2020년 30만3000명으로 9% 증가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많다.

“한때 몸에 좋다고 해서 고용랑 비타민C를 많이 먹은 적이 있어요. 야간경기 끝나면 코치들과 복기를 하며 맵고 짠 음식을 자주 찾았죠. 사우나에 오래 머물며 전술 구상도 했어요.” 이런 습관이 요로결석과 관련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유 감독의 얘기다.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동아일보 DB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높다. 유 감독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석이 생기면 자연 배출되기도 하지만 그 크기가 5mm 이상이면 ‘체외 충격파 쇄석술’로 돌을 깼다. “결석을 분쇄하려면 한 군데를 때리는데 50분 동안 센 진동을 2000번까지 반복한 적도 있어요.”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협 교수는 “하루 소변양이 2L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수산이 많이 함유된 시금치,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 초콜릿 등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칼슘을 적게 먹어야 결석이 생기지 않는다는 건 잘못된 상식이며 칼슘 섭취를 제한하면 요로결석이 더 잘 발생하고, 비타민C를 과다 복용하면 수산칼슘석의 발생을 촉진하게 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뛰어난 성적으로 24시즌 연속 지휘봉을 잡고 있는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동아일보 DB




“물을 매일 3L 가까이 마셔요. 싱겁게 먹고, 사우나도 줄였어요.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줄넘기도 하루 30분 하려고 해요.”

프로농구 최장수 사령탑 유 감독은 요로결석을 계기로 식습관을 바꾸고 철저한 건강관리를 실천하게 됐다. ‘일병장수(一病長壽)’라는 중국말이 있듯 작은 병이 큰 병을 막을 수도 있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