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尹정부 출범 사흘전 ‘대남 전술핵 SLBM’ 도발 7일 단거리 탄도탄 동해상 발사 尹 “대북방송-전단 금지는 잘못” 전작권 전환엔 “방어력 더 키워야”
북한이 지난해 10월 19일 발사한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미 당국은 북한이 7일 이 ‘미니 SLBM’을 또다시 시험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사흘 앞둔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이번에 쏜 SLBM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해상용으로 개량한 대남(對南)용 무기로, 전술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후 2시 7분경 북한 함경남도 신포 해상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구형인 고래급(2000t급) 잠수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정점고도 60여 km를 찍고, 동해로 약 600km를 날아갔다. 한미 당국은 이 미사일을 지난해 10월 북한이 발사한 ‘미니 SLBM’과 동일한 기종으로 보고 있다. 당시 SLBM은 정점고도 60km로 590km를 비행했다. 이 SLBM은 사거리가 2000km에 육박하는 기존 북극성 계열의 SLBM보다 크기가 작고 외형이나 사거리, 비행 특성 등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하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이 무력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공개된 미국 관영언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방송이나 북한에 기부를 통해서 보내는 부분에 대해 현 정부가 법으로 많이 금지를 해 놨다”며 “그것이 접경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이상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7일 신포서 ‘전술핵 SLBM’ 도발
김정은, 핵공격 수단 다양화 과시… 동해서 南후방지역 기습타격 위협
변칙기동으로 요격망 회피도 가능… 北, 4일 ICBM 이어 또 공개 안해
일부선 “中 압력에 수위 조절”
○ 동해서 ‘기습 핵투발’ 위협 현실화
7일 북한이 발사한 ‘미니 SLBM’은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존 북극성 계열 SLBM에 비해 크기가 작고, 외형은 SRBM인 KN-23과 흡사하다. 지난해 10월 당시 이 SLBM은 ‘8·24영웅함’으로 명명된 고래급 잠수함(2000t급)에서 발사돼 7일(고도 60여 km, 사거리 600km)과 유사하게 고도 60km로 590km를 비행했다. 북한은 당시 발사 충격으로 파손된 영웅함 수리를 최근 마치고 7일 추가 발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이 SLBM에는 북한이 향후 7차 핵실험을 통해 위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경 60cm 미만, 탄두 중량 400∼500kg가량의 소형 전술핵탄두가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르면 다음 주 북한이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전술핵 위력을 실험한 뒤 이를 실을 수 있는 각종 무기체계를 고도화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SLBM은 KN-23 특징인 변칙기동 특성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고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가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으로 요격미사일 회피 성능까지 탑재해 우리 미사일방어 체계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 한미 당국은 미니 SLBM보다 큰 북한의 신형 SLBM들이 탑재될 신형 잠수함(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 건조는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북한, SLBM 발사 성공에도 침묵
북한은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7일 SLBM 발사 이후 침묵했다.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다. 한미는 7일 SLBM 시험발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4일 발사된 ICBM은 2단 추진체가 1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뒤 연소되지 않고 30초 뒤 우리 감시 장비에 파편이 포착돼, 실패 혹은 의도적 폭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한미는 당시 발사한 ICBM이 엔진 연소 시간이나 사전에 포착된 미사일 동체 크기 등을 종합할 때 ‘화성-15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의 침묵을 두고 성과를 향후 몰아 공개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과,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시기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한중 관계도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요구에 맞춰 북한이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수준의 실험 대신 단거리 SLBM을 발사해 부분적 타협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