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삽 들고 건물 잔해 청소 나서 꽃 심고 잔디 깎으며 재건 작업 이르핀선 유치원 등원 수업 시작
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교외에서 파괴된 러시아 탱크 위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찍어주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러시아군의 집중 공세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도심 곳곳에 누군가 최근 튤립을 심었다. 쑥대밭이 된 주택가 잔디도 곱게 깎았다. 상흔이 짙은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시민들의 손으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WP는 “시민들의 재건 노력에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란 희망이 담겨 있다. 이들은 정부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삽을 들고 건물 잔해를 청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르키우의 한 요리학교에서는 12세 소년부터 60대 여성까지 힘을 합쳐 널브러진 벽돌 조각을 치웠다. 청소를 하다 요리책이나 조리도구를 발견하면 조심스레 따로 옮겨 놓았다. 자원봉사에 나선 열아홉 살 다리나 포타펜코 씨는 “훗날 내 자녀와 손녀 손자에게 우리가 하르키우를 어떻게 다시 세웠는지, 내가 어떻게 도왔는지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는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수도와 전기도 대부분 다시 들어왔고 포격으로 구멍 난 도로는 다시 포장했다. 부차 주민 페트로 트로첸코 씨는 지난주 시장에 있는 가게 문을 다시 열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트로첸코 씨 가게는 포탄 파편에 맞아 크게 손상되고 물건들은 러시아군이 약탈한 상태였다. 트로첸코 씨와 부인은 몇 주 동안 지하에서 빗물을 받아 끓여 먹으며 겨우 살아남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