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80원을 돌파하는 등 전날 기록한 연고점을 또 넘어섰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전 거래일(1274.0원)보다 3.1원 오른 1277.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2.0원 오른 1276.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1278.0원까지 오르는 등 전장 기록한 장중 연고점(1276.0원)을 돌파했다. 3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2020년 3월 23일(1282.5원)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일(현지시간) 전장보다 0.09% 상승한 103.778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104.205선까지 오르면서 2002년 12월 23일(104.480) 이후 1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인 미국 주요 물가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 12일에는 4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등 3월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이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연준 관계자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9일(현지시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점보 스텝(0.75%포인트 인상)보다 0.5%포인트 조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빅스텝이 충분히 공격적인 정책 대응이기 때문에 인상폭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연준 긴축 경계가 낮아지면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67포인트(1.99%) 내린 3만2245.7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2.10포인트(3.20%) 하락한 3991.24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가 40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는 521.41포인트(4.29%) 하락한 1만1623.25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33% 하락한 3.03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4.84% 폭락한 2.610%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주식시장 투매가 촉발한 글로벌 리스크 오프 영향으로 인한 위험 통화 급락과 맞물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틀란타 연은 총재가 0.75%포인트 인상 우려에 대해 진화에 나섰으나 중앙은행 긴축이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고, 위안화가 중국 봉쇄정책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에 낙폭을 키우는 점도 약세로 작용해 1270원 중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