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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거실을 심포니홀로…서울시향 ‘디지털 콘서트홀’ 프로젝트

입력 | 2022-05-10 10:17:00


“서울시향 정기공연은 유튜브에서 거의 다 볼 수 있다?”

서울시향이 2020년 이후 정기공연을 곡목별로 공개하는 ‘디지털 콘서트홀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지난달 4일 시작했다. 정기공연 프로그램을 곡목별로 나누어 매주 순차적으로 게시한다. 이에 따라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한 베토벤과 시벨리우스의 교향곡들을 비롯해 40여 편에 이르는 전곡 연주 영상이 한 달 동안 ‘서울시립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됐다.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도 올해 들어 공연 전곡영상 공개를 크게 늘렸다. 한 시간이 넘는 말러와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비롯해 20편 이상의 전곡 연주 영상을 3월 이후 4K화질의 ‘광고 없음’ 영상으로 공개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이 아닌 시청자도 광고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네덜란드의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명문 악단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들은 크게 나눠 공연 영상과 악단 홍보, 관객 교육 등을 위한 영상들을 제공한다. 서울시향은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을 소개하는 ‘인사이드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음악나라의 앨리스’ 등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KBS교향악단은 음악감독과 객원지휘자 인터뷰, 프로그램 프리뷰 등 영상을 제공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도 유튜브를 통한 홍보에 열심이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 등이 지휘한 정기공연 영상과 작곡가들의 예술세계를 조명한 ‘슬기로운 감상생활’ 시리즈 등을 제공한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정기공연 영상과 함께 각 공연의 지휘자, 협연자, 각 악기 파트 수석 등이 출연하는 토크쇼 형식의 ‘경기필 포유’ 형식을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정기공연의 유튜브 공개 정도는 악단마다 방침이 다르다. 새 관객을 공연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공연 감상을 ‘대체’할 기회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필이나 런던심포니의 경우 의미 깊은 기념공연에 한해서만 전곡 영상을 제공하거나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 위주로 연주를 공개한다. 독일의 여러 방송교향악단은 ‘방송을 통한 음악문화 보급’이라는 설립취지 때문에 유튜브를 통한 공연 전곡영상 공개에 적극적이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hr-Sinfonieorchester) 유튜브 채널은 2012년 이후의 거의 모든 정기공연 실황을 공개해 ‘유튜브의 베를린필 디지털콘서트홀’로 통한다.

유튜브 영상을 거실 대형 TV와 전문 오디오 기기로 감상하는 음악팬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TV나 구글 크롬캐스트 같은 동글(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컨텐츠를 전송해주는 장치)을 통해 다른 기기로 연결할 수 있다. 유튜브는 애플뮤직의 256kbps보다 약간 떨어지는 192kbps 음질로 오디오를 전송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음악팬들은 CD와 음질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