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에서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65) 후보가 10일(현지시간) 큰 표차로 승리를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필리핀의 새 정부에 대해선 해외의 필리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부문 프랙티스 헤드인 피터 멈포드는 “선거 압승이 사랑받는 유능한 지도자가 될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 임기는 강력한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멈포드는 “특히, 그것은 의회 의원들을 초기에 강하게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고, 보다 많은 기술 관료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내각에서 기꺼이 일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신흥 아시아 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 알렉스 홈스 역시 “이번 승리로 마르코스 주니어는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가문의 배경과 지금까지 여러 정치 경력을 감안할 때 그의 당선은 부패와 족벌주의, 부실한 통치(행위)를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홈스는 마르코스 주니어의 정책에 대해선 “(그는) 유세 기간 동안에 공약의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하고자 열망하는 것은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프라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필리핀 국민들이 인프라 개선으로 혜택을 볼 것이다. 필리핀의 인프라는 아시아에서 최악으로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홈스는 또한 마르코스 정부에서 필리핀은 친중 행보를 걸을 것으로 내다보며, 이로 인해 미국과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마크로스는 또한 중국과의 더 긴밀한 관계 추구를 열망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저금리 대출은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의 재정적 영향을 제한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면 필리핀의 전통적 우방, 미국과의 관계에서 트레이드오프(상충관계)가 발생할 수 있다. 수출 수요에서 중국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대형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국외) 송금이 큰 원천인 국가(미국)를 외면한 것에 경제적 근거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2위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의 선거 캠페인은, 국민들을 고무시키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진보적 지도자들이 적절히 추동한다면, 집권 세력에 도전할 수 있는 야당 세력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