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배웅 나온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5.10/뉴스1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고 취임식이 끝나자 윤 대통령의 환송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먼저 취임식에 참석한 내외 귀빈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오전 11시50분쯤 전직 대통령 환송을 위해 무대 중앙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두 손으로 문 전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어 김정숙 여사에게 고개를 숙이며 악수를 청했다.
문 전 대통령은 차량 탑승 전 윤 대통령과 다시 한 번 악수하고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도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차량에 탑승할 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다 차량이 떠난 뒤 자리를 떴다.
문 전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차량은 곧장 서울역으로 향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오후 12시5분쯤 서울역에 도착해 배웅 나온 지지자들의 환송을 받았다. 서울역 앞에는 약 1000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려나왔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영식 민정수석,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송창욱 제도개혁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들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태년·윤건영·홍영표 등 민주당 의원들도 나와 문 전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저마다 파란 모자를 쓰거나 파란색 옷을 입고 나온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등장하자 환호하며 “문재인”, “김정숙”을 계속 외쳤다.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성공한 대통령’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 ‘함께한 1826일, 잊지 못할 43824시간’ 등 각종 응원 플래카드도 보였다.
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어제 저는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며 “공식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들께서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주셨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마련할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이 ‘행복하세요’라고 외치자 문 전 대통령은 “제가 퇴임하고 또 시골로 돌아간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마시라”며 “저는 해방됐다. 뉴스를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냐. 저는 자유인이 됐다”라며 활짝 웃었다. 지지자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반려동물들 돌보고 농사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에도 자주 놀러가면서 성파 종정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마시고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 잔 나누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들을 것”이라고 평범한 일상 계획을 읊었다. 이어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며 “사랑합니다!”라고 소리쳤다.
마이크를 건네 받은 김 여사도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어깨를 감싸며 “잘 살아보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곧바로 서울역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역 안에도 운집해있던 지지자 수백명이 문 전 대통령 부부를 에워싸며 ‘문재인’을 연호했다. 서울역 안 2층에도 시민들이 문 전 대통령 부부를 가까이 보기 위해 난간에 다닥다닥 붙어서 있었다.
5년 임기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돌아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2.5.10/뉴스1
문 전 대통령 부부는 KTX 앞에 도열한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서울역장 등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가 먼저 KTX에 탑승하고 이어 문 전 대통령이 뒤따라 타면서 뒤돌아보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다.
KTX를 타고 울산 통도사역으로 이동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이후 차량을 이용해 사저가 있는 양산 지산면 하북리 평산마을로 이동한다. 오후 3시쯤 마을회관 앞에서 마을 주민들과 만나 인사회를 가질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