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로 배변 활동 어려워지면 장내 유해균 증가 우울감 심해지고 심장-심혈관 질환 위험에 노출
만성변비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과 같은 정신신경계 이상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노인성 변비는 장폐색증 등 합병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경험해봤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변비 진료 인원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특히 그 증상은 노년층에게 집중되는 추세다. 20, 30대가 10.8%인 데 비해 70대 이상은 27.3%에 달했다. 60대는 20대보다 변비 유병률이 3배 정도 높고 70대가 되면 20대의 5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변비 유병률이 증가하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몸의 노화에 따른 소화관의 운동 기능 저하로 장 내용물의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직장의 근육량과 수축성이 줄어들어 배출 자체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젊은 층에 비해 활동량도 적고 식욕은 떨어져 먹는 음식의 양과 섭취하는 수분의 양도 적다. 이러한 원인 외에도 각종 만성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과 영양제가 늘어나 2차성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고, 당뇨병, 갑상샘 기능 저하증 같은 대사성 질환과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변비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장(腸)은 제2의 뇌… 변비로 우울증 생기기도
만성변비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과 같은 정신신경계 이상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 신경생물학자 마이클 거숀 교수는 장을 ‘제2의 뇌’로 명명하기도 했다. 장내 미생물이 다양한 면역 조절 물질이나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고 분비하는 과정에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도 약 95%가 장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만성변비로 장내 독소가 쌓이고 유해균이 증가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저하돼 우울감이 늘어날 수 있다.
방치하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복합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성 변비가 위험한 이유는 장폐색증 등 합병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경우 체내 독소 축적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심장·뇌혈관 질환과 변비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 보이지만 배변 시 혈압이 오르는 것은 확실하고 장내 세균의 변화가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변비-설사 잡아주는 장 문제 해결사 ‘구아검가수분해물’
구아콩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성분이 바로 인도에서 찾은 ‘구아검가수분해물’이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인도 북부 사막에서 자라는 구아콩의 영양창고인 배유 부분만을 가수분해해 섭취 및 용해가 쉽도록 만든 100% 식물성 프리바이오틱스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재 안전원료인증(GRAS),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 섭취 권장 원료, 일본 후생노동성의 특정 보건용 식품(FOSHU) 인증 등 다양한 국제적 인증을 획득한 안전한 기능성 소재다.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과민성 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종류의 탄수화물을 뜻하는 FODMAP와 혈당지수(GI)가 낮은 대표적 건강 소재이기도 하다.
이처럼 구아검가수분해물은 식이섬유와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을 동시에 하는 특별한 장 건강 소재일 뿐 아니라 혈당과 콜레스테롤까지 잡아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내용에 따르면 당뇨 환자에게 하루 4번씩 6주 동안 구아검가수분해물을 섭취하게 한 결과, 공복혈당은 19.5%,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은 16.3%, 총콜레스테롤은 14.7%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장내 유익균 증식, 배변 활동 원활,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식후 혈당 상승 억제라는 4가지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 국내 유통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원료 중 가장 많은 단일 원료로 식약처는 구아검가수분해물(함유 식이섬유 기준)을 하루 4.6g만 먹어도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이 되고, 9.9g 이상 섭취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식후 혈당 상승 억제, 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