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변비 방치하면 우울증-고혈압 유발… 부모님 腸은 안녕하신가요?

입력 | 2022-05-11 03:00:00

변비로 배변 활동 어려워지면 장내 유해균 증가
우울감 심해지고 심장-심혈관 질환 위험에 노출



만성변비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과 같은 정신신경계 이상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노인성 변비는 장폐색증 등 합병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경험해봤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변비 진료 인원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특히 그 증상은 노년층에게 집중되는 추세다. 20, 30대가 10.8%인 데 비해 70대 이상은 27.3%에 달했다. 60대는 20대보다 변비 유병률이 3배 정도 높고 70대가 되면 20대의 5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변비 유병률이 증가하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몸의 노화에 따른 소화관의 운동 기능 저하로 장 내용물의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직장의 근육량과 수축성이 줄어들어 배출 자체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젊은 층에 비해 활동량도 적고 식욕은 떨어져 먹는 음식의 양과 섭취하는 수분의 양도 적다. 이러한 원인 외에도 각종 만성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과 영양제가 늘어나 2차성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고, 당뇨병, 갑상샘 기능 저하증 같은 대사성 질환과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변비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장(腸)은 제2의 뇌… 변비로 우울증 생기기도


변비는 흔하지만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질병이다. 배변 활동이 어려워지면 소화 불량이 잦아지고 배는 늘 팽팽하게 부풀어 속이 불편하다 보니 외부 활동에도 제약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만성변비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과 같은 정신신경계 이상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 신경생물학자 마이클 거숀 교수는 장을 ‘제2의 뇌’로 명명하기도 했다. 장내 미생물이 다양한 면역 조절 물질이나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고 분비하는 과정에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도 약 95%가 장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만성변비로 장내 독소가 쌓이고 유해균이 증가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저하돼 우울감이 늘어날 수 있다.

 

방치하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복합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성 변비가 위험한 이유는 장폐색증 등 합병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경우 체내 독소 축적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변비가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와있다. 미국 테네시대 헬스사이언스센터는 미국 퇴역 군인 335만9653명을 대상으로 변비와 심혈관계 질환의 상관관계를 7년 정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변비가 있는 사람은 변비가 없는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률은 11%, 뇌경색 발병 위험률은 19%나 상승했다.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결과도 배변 건강과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을 잘 보여준다. 성인 남녀 4만5112명을 대상으로 1일 1회 이상 배변한 그룹과 2∼3일에 1회 배변한 그룹, 4일에 1회 이하로 배변한 그룹으로 나눠 1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배변 활동이 적을수록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심장·뇌혈관 질환과 변비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 보이지만 배변 시 혈압이 오르는 것은 확실하고 장내 세균의 변화가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변비-설사 잡아주는 장 문제 해결사 ‘구아검가수분해물’


구아콩

변비 예방을 위해선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활동량이 적은 노인들은 밖에서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물과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특히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를 챙겨 먹어야 한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소화기관 내에서 물과 결합해 젤처럼 끈적거리는 형태가 되어 장 속 찌꺼기를 밀어내고 변의 수분량을 높여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콜레스레롤과 당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유익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해 유익균 증식에도 도움을 준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성분이 바로 인도에서 찾은 ‘구아검가수분해물’이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인도 북부 사막에서 자라는 구아콩의 영양창고인 배유 부분만을 가수분해해 섭취 및 용해가 쉽도록 만든 100% 식물성 프리바이오틱스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재 안전원료인증(GRAS),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 섭취 권장 원료, 일본 후생노동성의 특정 보건용 식품(FOSHU) 인증 등 다양한 국제적 인증을 획득한 안전한 기능성 소재다.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과민성 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종류의 탄수화물을 뜻하는 FODMAP와 혈당지수(GI)가 낮은 대표적 건강 소재이기도 하다.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 134명에게 24주간 하루 5g의 구아검가수분해물을 제공했더니 변비와 설사가 개선돼 장이 정상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구아검가수분해물은 식이섬유와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을 동시에 하는 특별한 장 건강 소재일 뿐 아니라 혈당과 콜레스테롤까지 잡아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내용에 따르면 당뇨 환자에게 하루 4번씩 6주 동안 구아검가수분해물을 섭취하게 한 결과, 공복혈당은 19.5%,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은 16.3%, 총콜레스테롤은 14.7%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장내 유익균 증식, 배변 활동 원활,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식후 혈당 상승 억제라는 4가지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 국내 유통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원료 중 가장 많은 단일 원료로 식약처는 구아검가수분해물(함유 식이섬유 기준)을 하루 4.6g만 먹어도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이 되고, 9.9g 이상 섭취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식후 혈당 상승 억제, 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