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이 유명 여배우 매릴린 먼로를 소재로 그린 명작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이 9일(현지 시간) 미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유명 미술상 래리 가고시안에게 1억9500만 달러(약 2500억 원)에 팔렸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20세기에 만들어진 미술품에 대한 공개 경매 낙찰액 중 역대 최고가다. 기존 최고가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알제의 여인들’로 2015년 1억7940만 달러에 팔렸다.
이 작품은 먼로가 숨진 후 2년이 지난 1964년 워홀이 제작한 ‘샷 매릴린’ 시리즈 5작품 중 하나다. 워홀은 먼로의 출세작인 영화 ‘나이아가라(1953년작)’의 현란한 포스터 사진을 실크 스크린으로 만들었으며 강렬한 파란색 아이섀도를 칠한 먼로의 얼굴이 유명하다.
당시 워홀의 작업실을 방문한 미 행위예술가 도로시 포드버는 벽에 5작품을 나란히 세워달라고 한 후 갑자기 권총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샷 매릴린’이란 이름이 붙었고 당시 총알은 5점 중 2점을 관통했다. 이날 낙찰된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은 피해를 입지 않은 3점 중 하나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