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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사 키워드…‘국민’ 15회 ‘자유’ 35회

입력 | 2022-05-10 15:58:00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용산 집무실로 향하며 시민들을 향해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2.5.10 국회사진취재단

“자유가 많이 강조돼서 좋았어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12분 남짓 취임사에서 ‘자유’가 키워드로 강조됐다는 점에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취임사의 메시지가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알맹이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유 35차례 언급에 참석자들 ‘흡족’…일부는 ‘편향적’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로 향하며 환영나온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5.10 국회사진취재단

10일 낮 12시10분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고 윤 대통령이 탄 차량이 국회를 빠져나오자 국회 앞에서 기다리던 시민들도 “윤석열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했다.

뒤이어 참석자들은 만족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와 안보를 강조했다는 점에 흡족한 모습이었다.

전북 전주에서 올라온 60대 목사 이모씨(여)는 “이전 정부와 달리 자유와 안보 얘기를 많이 해줘서 좋았다”며 “이전 정부와 달리 헌법을 수호해줄 것 같아 좋았다”고 기대했다.

경북 경산에서 참석한 윤성희씨(41·여)는 “보수의 가치인 자유,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를 말해서 좋았다”며 “군 통수권자로서 천안함 생존자 등 예우할 사람들을 예우한 것도 좋았다”고 웃었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자유’로 35차례나 언급했다. 성성민씨(20·남)는 “보수당 대통령이다 보니 자유를 강조하는 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조모씨(36·여) 역시 “이전 정부와 달리 자유를 많이 강조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달장애인 하트아트 오케스트라가 축하무대를 펼치는 등 화려함에 치중하지 않고 내실에 신경을 썼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시민도 많았다.

충북 청주에서 왔다는 배형식씨(74)는 “연예인들을 초청해서 축하만 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을 불러 소통과 화합을 하려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20대 장애인 딸과 함께 참석한 60대 김모씨(여)는 “윤 대통령이 ‘화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좋았다”며 “장애인 딸이 꼭 같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취임사의 내용이 부실하고, 지나치게 보수 편향적이었다는 실망감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초 25분 정도였던 취임사를 ‘장황할 필요가 없다’며 12분 정도로 직접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을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한 직장인 김모씨(36)는 “취임사 내용 중에 와닿는 내용은 별로 없고 보수 정치인의 색채를 분명히 하려는 듯 자유밖에 들리지 않아 별로였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주무 임모씨(58)는 “선언적인 얘기들만 많았고 국민들이 깊이 공감할 만한 구체적인 방향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며 “전 정부와 선 긋기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것으로만 보였다”고 평가했다.

◇“2시간 자고 부산서 왔서예”…취임식 열리는 국회 앞엔 기대감 ‘가득’


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굿즈를 판매하는 상인. © 뉴스1


취임식 시작 전인 오전에도 취임식을 위해 모인 시민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다양한 기대를 드러냈다.

맑은 날씨에 20도를 넘지 않는 선선한 기온 속에 대부분 사람은 소풍을 즐기는 듯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노진수씨(53)는 아내와 함께 노란색 한복을 차려입은 아들에게 국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노씨는 “아들에게 대통령 취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여주고 싶어서 응모했고 당첨돼 왔다”며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어 특별히 한복을 입혔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딸과 함께 취임식에 왔다는 이한웅씨(58)는 “딸이 고2인데 오늘이 역사적인 날이고 딸한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기도 해서 왔다”며 “지난 시간 사회가 많이 분열됐는데 이제는 통합, 포용의 언어로 품어주는 정치를 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남 목포에서 왔다는 박모씨(58·여)는 “같이 응모했는데 남편만 돼서 난 못 들어가지만 그래도 함께 왔다”며 “전남은 민주당이 강세지만 윤석열 후보가 상식과 공정에 맞는 후보라는 생각에 뽑게 됐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앞 여의도공원에 전국에서 모인 버스들이 주차해 있다. © 뉴스1

이날 취임식장 앞에서 태극기와 장미 등을 판매하는 가판대도 많았다. 그중에는 윤 대통령 캐릭터를 굿즈로 제작해 판매하는 상인도 있었다. 이모씨(24·여)는 “후보자 시절부터 윤 대통령의 팬이어서 1년 전부터 인터넷쇼핑몰에서 팔다가 오프라인으로 처음 나왔다”며 “검찰총장 시절 때부터 뚝심 있는 모습이 멋있어서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공원 중앙과 인근 도로는 전국에서 모여든 버스로 가득 차 있었다.

새벽 3시30분에 부산에서 출발했다는 국민의힘 당원 이균태씨(63)는 “잠을 설치고 2시간 정도 자고 출발했다”며 “정의와 공정을 모토로 윤 정부가 취임한다기에 다른 일정을 다 제쳐두고 왔다”고 말했다.

새벽 4시30분에 대구에서 출발했다는 국민의힘 당원 안모씨(77·여)는 “첫번째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는 그냥 좋아서 왔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며 “애국하시고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