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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훈련 ‘아우스빌둥’ 기업·학생 “모두 윈윈”

입력 | 2022-05-11 03:00:00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졸업을 앞둔 전한별 씨가 자동차 정비 훈련을 하는 모습.


《독일식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아우스빌둥 (Ausbildung)이 2017년 국내 도입 후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직업계 고교생들에게 전문 경력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아우스빌둥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코리아의 사례로 소개한다.》


“고교 시절 방황했습니다. 하지만 아우스빌둥에 참여한 뒤 마음을 잡았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 대전유성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전한별 씨(24)는 지난 5년간의 아우스빌둥 과정을 이렇게 말했다.

아우스빌둥은 일과 학습을 결합시킨 독일식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고교 3학년생을 선발해 현장 실무 교육과 대학 이론 교육을 7 대 3 비율로 3년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2017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코리아가 처음 도입해 현재 포르쉐, 아우디 등을 포함한 7개 독일계 자동차 브랜드가 480여 명의 훈련생(트레이니)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군 복무 기간이 포함되기 때문에 5년여 코스로 운영된다.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은 “우리 필요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짜기 때문에 현장 적응력이 빠른 기술 인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훈련생 입장에서는 아우스빌둥을 수료하면 시험을 거쳐 해당 기업에 정규직 취업이 보장된다. 벤츠 BMW 등 일류 독일 기업에서 미래를 펼칠 수 있다는 매력에 아우스빌둥 준비반까지 운영하는 고등학교도 적지 않다.

매년 4, 5월 한독상공회의소를 통해 지원 공고가 나온다. 직업계 고교의 자동차 및 기계학과 3학년생, 또는 인문계 고교라도 정비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9월 합격자가 선발되면 해당 기업과 훈련 근로계약을 맺고 일정 급여와 4대 보험 혜택을 받는다.

전 씨는 현장 실습에서 벤츠 로고와 함께 자신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검은색 유니폼을 지급받던 날을 잊지 못한다. 그는 “내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 씨와 같은 1기 훈련생 60여 명은 2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수료식을 갖는다. 수료자에게는 3개의 증서가 주어진다. 독일연방상공회의소와 한독상의가 발급하는 아우스빌둥 인증서와 해당 기업이 부여하는 자체 자격(레벨) 인증서, 국내 협력 대학(현재 4개 전문대)의 전문학사 학위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김나정 상무는 “군 복무는 병무청과의 협의를 통해 취업 맞춤 특기병 제도를 활용해 자동차 정비병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배움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