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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돼서도 뜬 ‘에어본’ 전희철

입력 | 2022-05-11 03:00:00

SK 사령탑 맡은 첫 시즌에 창단 첫 통합챔프 올려놔



10일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프로농구 SK 선수들이 전희철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SK는 이날 열린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KGC를 86-6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전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해에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우승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뉴시스


프로농구 SK가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4월 SK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49)은 부임 첫 시즌에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우승한 역대 두 번째 사령탑이 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 팀 SK는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86-62로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999∼2000, 2017∼2018시즌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우승이자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이다. 앞선 두 차례 우승 때는 정규리그에서 모두 2위를 했었다.

SK는 이날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가 28득점, 11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을 했고, 가드 김선형도 20득점, 7리바운드, 7도움을 기록하며 챔프전을 5차전에서 끝내는 데 앞장섰다. SK는 3쿼터 7분 59초를 남기고 32-44로 12점 뒤진 상황에서 김선형의 2점슛을 시작으로 내리 8점을 넣으며 따라붙었다. 3쿼터 종료 40초를 남기고는 최준용이 자유투를 성공시키면서 53-52로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줄곧 리드하면서 24점 차의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까지 5경기에서 평균 17.4득점, 6.8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선형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선형은 “그동안 정규리그와 올스타전 MVP는 모두 받아봤는데 챔프전 MVP는 받지 못했다”며 “챔프전 MVP는 내 버킷리스트였는데 꿈을 이뤄 기쁘다”고 했다. 김선형은 데뷔 2년차이던 2012∼2013시즌에 정규리그 MVP로 뽑혔고 올스타전 MVP는 역대 최다인 3차례 수상했다.

전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 팀에 통합우승을 안기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2001∼2002시즌 당시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를 이끌었던 김진 감독이 데뷔 해에 통합우승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직전 해에 감독대행을 거쳤지만 전 감독은 코치를 하다 SK 지휘봉을 잡았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아시아선수권대회 MVP로 뽑히는 등 ‘에어 본’으로 불리며 이름을 날렸던 전 감독은 은퇴 후 여러 경험을 했다.

SK에서 2008년 2군 감독을 시작으로 전력분석 코치, 사무국 운영팀장, 수석 코치 등을 지내며 14년의 시간을 보냈다. 전 감독은 특히 구단 운영팀장을 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 외 부분까지 챙기게 된 경험이 지도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전 감독은 또 프로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해본 두 번째 농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1∼2002시즌에 동양 오리온스에서 선수로, 2017∼2018시즌엔 SK에서 코치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시즌 챔프전 상대였던 KGC 사령탑인 김승기 감독이 전 감독보다 먼저 ‘선수, 코치, 감독 우승’을 경험한 적이 있다. 전 감독은 “선수 때도, 코치 때도 우승해 봤다. 그때도 울었는데 오늘 여러 생각이 지나가면서 울었다.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닌데 (한국 나이로) 50대가 되면서 이상해졌다”며 멋쩍어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와 달리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7경기를 치르고 챔프전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KGC는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