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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신나게 일해봅시다”… 집무실에 원형테이블 ‘격의없는 소통’

입력 | 2022-05-11 03:00:00

[윤석열 대통령 취임]
대통령실 ‘용산시대’ 본격 개막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새롭게 마련된 집무실에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윤 대통령 왼쪽),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을 비롯한 수석보좌관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리 한번 열심히 일해 봅시다. 같이하실 거죠!”

10일 낮 12시 32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1층 본관 입구. 윤석열 대통령이 국산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량에서 내려 마중 나와 있던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직원 200여 명은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직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1호’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집무실로 향했다. 이날 국방부 청사였던 대통령실 입구에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휘장이 내걸렸다. ‘용산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 직원 격려 후 5층 집무실로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청사로 출근한 윤 대통령은 공식 업무에 착수하기 전 빠듯한 이전 계획을 맞추느라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다 함께 잘사는 이 나라를 위해 우리가 한번 신나게 일해 보자”고 말했다. 직원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집무실로 들어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환영의 손뼉을 쳤다.

5층 집무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상징인 봉황과 무궁화가 양각으로 새겨진 책상에 앉아 ‘1호 결재’를 했다. 이는 국회로 송부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었다. 이어 집무실 내 원탁에서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10여 분간 환담을 나눴다. 김 비서실장이 “(취임식 때) 하늘에 무지개까지 떠서 대한민국이 다 잘될 것”이라고 운을 떼자 윤 대통령은 “열심히 해야죠”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서진과 집무실에서 전복죽으로 오찬을 했다. 당초 ‘김대기, 김성한’ 두 실장이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김용현 경호처장,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수석비서관 전원이 함께했다.
○ 美 웨스트윙 구조, 소통 강조한 ‘5층 집무실’

윤 대통령 측은 새 대통령실의 업무 환경을 미국 백악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이 공개한 5층 구조도를 보면 정무, 시민사회, 홍보, 경제, 사회수석실 등이 대통령 집무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비서실장실, 국가안보실장실, 경호처장실 역시 마찬가지로 대통령 집무실 지근거리에 있다. 대통령 집무실에는 소파 대신 원형테이블을 배치해 참모들과 수시로 회의가 가능토록 했다.

이는 백악관 ‘웨스트윙’식 개방형 집무실과 유사한 구조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필요하면 실무진과 수시로 대화하며 일하겠다”며 “앉은자리에서 여러 명을 연결해 회의하는 미국식 업무 모델을 구현하자”는 뜻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이 폐쇄적 공간에 머무르며 수석비서관의 보고서만 받기보다는 참모는 물론이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공간 배치다.

이 같은 공간 배치로 이날 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1층 정문 현관에서 외빈을 기다리는 모습,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청사를 드나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 측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한다”며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들의 방에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를 나누듯 윤 대통령도 한 공간 속에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