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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첫날 0시부터 공식일정 12개… 용산 경로당 찾아 ‘전입 인사’

입력 | 2022-05-11 03:00:00

[윤석열 대통령 취임]
9년만에 정식 대통령 취임식




尹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 경축 연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이날 연회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주요 정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10일 12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새 관저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이 리모델링을 마칠 때까지 당분간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과 여의도, 서초동 등을 오가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 용산 ‘지하벙커’에서 업무 시작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법적 취임과 동시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지하에 위치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국군통수권을 이양받고 군 대비 태세를 보고받는 것으로 집무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해줄 것을 강조했다고 국가안보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법적 임기 시작 직후 자택에서 합참 보고를 받은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위기관리센터에서 보고를 받은 것은 ‘용산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서 머물다 이날 오전 10시 취임 첫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자택을 나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취임식 행사 참석을 위해 오전 10시 55분경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참석자들의 환호 속에 윤 대통령은 국민희망대표 20명과 차례로 악수를 나눈 뒤 함께 단상에 올라갔다. 이후 윤 대통령은 경호 차량을 타고 용산 대통령실로 향하며 국회대로를 찾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정식으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건 2013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이후 9년 만이다. 탄핵 사태로 조기 선거를 치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국회의사당 내부 로텐더홀에서 약식으로 취임식을 가진 뒤 곧바로 청와대에서 집무를 시작했다.
○ 용산 주민들에게도 ‘전입 인사’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서울 용산 집무실 주변에 있는 놀이터를 찾아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 05. 1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가기 전 대통령실 근처 경로당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 동네에 관공서(용산 대통령실)가 들어왔다고 불편하지 않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국방부 어린이집 원생들과 만나 어린이들이 나무판에 쓴 편지를 전달받고 “어린이를 위해 할아버지가 열심히 일할게”라며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경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해 5층에 마련된 제2집무실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1호 결재’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서명하며 집무실에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용산 대통령실 첫 일정을 소화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에는 다시 국회로 이동해 취임 축하 경축연회에 참석했다. 건배주로는 경기와 강원, 충북, 전북, 경남, 제주 등 6개 지역 6종의 우리 술이 사용됐다. 이 자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를 ‘문재인 정부’로 두 차례 잘못 호칭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외빈 만찬을 진행했다. 각국 외교 사절단과 5부 요인, 정·재계 인사 등이 참석한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건배사로 “우리 온 세계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를 외쳤다. 윤 대통령은 만찬을 끝으로 첫날 공식 일정을 마치고 서초동 자택으로 퇴근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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