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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 8500여 명이 지원해 20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지방과 수도권 일부 소규모 단지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지만 수도권 주요 단지 인기는 여전해 ‘청약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원문동 ‘과천위버필드’(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무순위 청약에 총 8531명이 지원해 약 2133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9일 하루만 신청을 받은 점, 과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만 청약할 수 있다는 조건 등을 감안할 때 높은 경쟁률이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발생해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진행하는 무작위 추첨식 청약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며 수년 전에 책정된 분양가만 내도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는 점에 최근 몇 년 새 각광받았다.
과천위버필드를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 청약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지방 등에서는 미분양 단지가 발생해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중 청약을 진행한 전국 10개 단지 중 전남·전북·제주 등 4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남 무안군 승원팰리체 더 클래스는 계약자를 찾지 못했고 제주 지역 아파트 2곳도 계약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른 분양 양극화가 발생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지난달 11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5개 주택형이 미달돼 11일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도 11일 여덟 번째 무순위 청약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가격 상승 둔화세가 청약 양극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당첨되더라도 집값 상승이 둔화된다면 예상 시세차익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규모가 작거나 커뮤니티 시설이 미비한 단지 위주로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소형 단지나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한 곳은 강남 지역일지라도 무순위 청약 미달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